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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540.건축공학

549 [스즈키 노부히로] 주거 정리 해부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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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 2014.3.20 초판 1쇄.

 

 

[1]

 

아무리 치우고 청소를 해도 금세 다시 집이 너저분해진다면, 그것은 당신 책임이 아닙니다. 집을 설계한 사람의 책임입니다. 설계도를 그릴 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깜박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정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담당 설계자를 탓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만 설계할 때 다른 곳에 중점을 두었을 뿐입니다. 수납이나 정리 등 집에서 매일 해야 하는 일보다 미관이나 비용과 같은 부분에 더 역점을 둔 것입니다. 이는 주택 설계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 중 아파트의 비중은 59.9퍼센트, 일반가구 중 아파트에 사는 비율은 48.1퍼센트. 요컨대 ‘설계’ 같은 것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나라는 분명 아닌 셈. 자산에서 주거로 본질이 바뀌기 전까지는 누구 하나 관심들이 없을 만한 주제.

 

 

[2]

 

도박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나 경마와 같은 ‘성인들의 유희 시설’이 존재하는 것은 왜 그럴까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라 전체에 스트레스가 쌓여서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해석. 카지노와 경마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성인들이 얼마나 된다고.

 

 

[3]

 

여러분은 집에서 회사까지 갈 때 흙을 밟는 시간이 있나요? 저는 없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이 죄다 아스팔트 아니면 콘크리트로 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비 오는 날에도 진흙탕에 빠지지 않고 쾌적하게 다닐 수 있지만, 이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문득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구절들이 있다. 책을 읽는 소소한 보람.

 

 

[4]

 

예전의 집을 구성하던 재료는 바닥은 골풀이나 왕겨, 벽은 흙이나 종이처럼 대체로 소리를 흡수하는 부드러운 것들이었습니다. 반면 현대 건물은 소리를 ‘튕겨내는’ 재료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요즘 집들이 소리를 튕겨내는 재료로만 만들어져 있는 것은 방화, 방음, 유지관리 등 집을 짓는 사람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이백여 년, 인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게 정말 맞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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