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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100.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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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줄리언 바지니] 호모 사피엔스, 퀴즈를 풀다 웅진지식하우스. 2009.1.2 초판 1쇄. [1]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체 약물과 치료제는 시중에 정식으로 유통되는 그것만큼 광범위하게 실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자연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그럴듯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자연에도 독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수학에 기댄 과학과 공학의 유난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간은 인간을 모른다. 고작 백 년. 좌중우돌의 역사. [2] 무언가가 자연스럽다거나 부자연스럽다는 것이 그것의 옳고 그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문득 뜻을 이룬 듯싶다가도 돌아보면 공허한 듯도 싶고. 주관을 주관의 잣대로 재는 짓에서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104 [한병철] 피로사회 문학과지성사. 2012.3.5 초판 1쇄. [1] 지난 세기는 면역학적 시대였다. 즉 안과 밖, 친구와 적, 나와 남 사이에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진 시대였던 것이다. 냉전 역시 이러한 면역학적 도식을 따른다. 면역학적 행동의 본질은 공격과 방어이다.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전 사회를 장악한 이러한 면역학적 장치의 본질 속에는 어떤 맹목성이 있다. 낯선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면역 방어의 대상은 타자성 자체이다. 아무런 적대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타자도, 아무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타자도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래종이란 그 존재만으로도 가끔은 위험한 것. 면역학적 시대라는 대단한 수사 이전에 ‘지구촌’이라는 낱말이 묘사하던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