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600.예술

(2)
606 [명로진] 도쿄 미술관 예술 산책 마로니에북스. 2013.2.23 초판 1쇄. [1] 지난해 여름, 이 책의 기획자는 ‘도쿄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창조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글쟁이인 나와 일러스트레이터인 이경국 화백을 엮어 책을 만들어 보자고 건의했다. 머릿속에서 여러 해 묵은 생각이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런 책에서 깊은 맛을 기대하기는 쉽잖다. 저자들이 공을 들인 흔적은 역력하지만, 문득문득 여행 가이드북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기사 애당초 머리나 식힐 겸 말랑말랑한 글을 찾아 펴 든 책이기는 하다. 도쿄국립박물관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박물관은 일생에 딱 두 번, 자신이 초등학생이었을 때와 초등학생인 자기 아이가 가자고 조를 때 간다’고 썼다. 마침 우리 집에도 초등학생이 한 분 ..
609 [손철주]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생각의나무. 2006.12.15 초판 1쇄. [1] 송대 최고의 화가 미불은 역대 명화를 임모하는 것이 취미였다. 명망 있는 화가가 왜 남의 그림을 모사했을까. 고금 제일의 감식안을 자랑했던 그는 수장가들이 자신이 가진 작품을 얼마나 똑바로 알고 있는지 시험해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남의 소장품 하나를 빌려 미불이 이를 베낀다. 그 다음 돌려줄 때는 원화 대신 모작을 건넨다. 대부분의 수장가는 깜빡 속아 넘어갔다. 이래서 미불이 슬쩍 챙긴 작품이 천여 점에 이르렀다던가… 그런 그도 8세기 화가 대숭의 그림 앞에서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어느 날 대숭의 소 그림 한 장을 얻어 단 하룻밤에 이를 베꼈다. 제 눈에도 흠잡을 데 없는 또 하나의 원화가 탄생했다 싶었다. 다음 날 그림을 되받으러 온 수장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