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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000.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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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최재천] 통섭적 인생의 권유 명진출판사. 2013.3.11 초판 1쇄 [1] 내가 어렸을 때 내리던 장맛비는 지금처럼 양동이로 쏟아붓는 장대비가 아니라 그저 질척질척 지겹도록 오래 내리던 그런 비였다. 그러던 한반도에 언제부터인가 걷잡을 수 없는 열대의 장대비가 내리쏟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열대의 토양은 그리 비옥하지 않다. 구멍이 숭숭 나 있는 흙이라서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붓는 빗물에 영양분이 곧바로 쓸려 나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대 지방 토양은 기본적으로 진흙이다. 물이 빨리 빠져나갈 수 없는 토양 위에 야속한 열대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가는 우리나라에 집중 호우는 점점 더 자주 쏟아질 것이고, 물난리는 연례행사처럼 계속될 것이다. 아스팔트와 보도블럭..
004 [김영준] 3D 프린팅 스타트업 라온북, 2015.01.28 초판 1쇄. 2015.03.09 초판 2쇄 [1] (p.26) 3D 프린터를 소유하면 누구나 상품 제조가 가능하다. 3D 프린터의 강력한 유익.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자기를 소유하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만큼의 허풍이 담긴 문장. [2] (p.67) CGV에서 국내에 최초로 멀티플렉스라는 개념을 도입할 때는 상영관 한 개에 반드시 화장실 하나가 딸려 있어야 한다는 법률 등으로 인해 멀티플렉스 자체를 구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CGV에서 법률 청원 신청 등 다각도로 노력한 결과 국내에 멀티플렉스가 도입되었다. 극장이 우후죽순 들어서던 시절 사업주들이 알아서 시설을 정비했으면 ‘상영관 하나마다 화장실 하나’ 같은 규제는 없었으려나. 혹은 극장의 실태와는 무관하게 그..
004 [와쿠이 요시유키] 처음 배우는 딥러닝 수학 한빛미디어. 2018.2.1 초판 1쇄. [1] (p.71) 수열의 합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시그마 기호입니다. 합을 표현하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시그마가 어렵다’고 말한다면, 뭔가 이상한 것. [2] (p.79) $−| \vec{a} || \vec{b} | \le |\vec{a} ||\vec{b} |\cos\theta \le |\vec{a} ||\vec{b} |$ 코시-슈바르츠 부등식 벡터 버전. 초가을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영문 모를 부등식과 씨름을 한다. 벡터 뺄셈과 코사인 제2법칙의 관계도 그렇고, 학교 수학이란 가끔은 뒤죽박죽. 맥락 없는 공부만큼 부질없는 짓도 없다. [3] (p.79) 내적은 두 벡터가 어느 정도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005 [나피엠] PM의 변 러닝스페이스(비팬북스), 2010.04.30 초판 1쇄. [1] 병의 입장에서 SI 프로젝트에 참여한 PM의, 리얼한, 기록. 프로젝트 이익률을 고민하는 대목은, 참으로 눈물겹다. IT 업계는, 다른 나라의 사정까지 알 수야 없으나, ‘갑을’의 논리가 서슬 퍼런 이 땅에서는, 선배들이 첫 단추를 대차게 잘못 꿰는 바람에, 후배 세대들이 제대로 곤욕을 치르는 중. 조엘 스폴스키의 실감나는 비유처럼, 프로젝트 관리와 프로그래밍은 뇌 수술과 빵 굽기 만큼이나 서로 다른데, 이 땅의 대다수 PM들은 4차원 시공간의 뒤틀림에 휘말려 제빵 공장으로 순간 이동한 뇌 수술 전공의의 삶을 산다. 연공서열과 맨-먼쓰가 영롱히 어우러진 구조적 폐해. 개발 툴이나 프레임워크 같은 개발환경은 분명 꾸준히 나아지는 듯싶은데, S..
005 [윌리엄 웨이크] 리팩터링 워크북 인사이트. 2006.9.15 초판 1쇄. [1] 이따금 메서드 호출 빈도가 높아지면 성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는 사소한 문제다. 성능에 대해 걱정하기 이전에 코드를 가능한 한 깨끗하게 만들면 성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도록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을 재구성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 기회가 생긴다. 꼬꼬마 시절 영문도 모른 채 학교에 끌려 간다. 성장기를 오롯이 학교에서 지내다가, 성년이 되고 나서야 교육이란 것이 비로소 끝이 난다. 그 긴 세월 동안 당연하다는 듯 정답을 강요받는다. 해서, 제 생각을 말할 때면, 혹여 내 답이 틀릴새라 절로 심장이 쪼그라든다. 그러나 인간사, 대개 정답보다는 결단의 문제. 대가란 무릇 결단의 슬기를 선보이는 자들.
001 [조승연] 이야기 인문학 김영사. 2013.10.31 초판 1쇄. [1] 네델란드인들은 예로부터 피도 눈물도 없는 타고난 장사꾼들이었다. 네델란드인들은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는데, 1630년대 일본에서 기독교인들의 반란이 일어나자 일본 정부를 도와 자기들과 같은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 탄압에 앞장서서 일본으로부터 독점권을 따냈다. 사상과 진리은 다르다. 종교의 문제는 사상이 진리인 척하는 데 있다. 종교에 담긴 사실들이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나면 종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 게 뻔하니, 종교인들로서는 자신들의 세속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사상과 진리의 혼동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발적 사유가 힘에 겨운 이들을 제외하면, 사상과 진리의 혼동은 공동체에 해악일 수밖에 없는 처사다. [2] 마술이란 자기가 이해 못..
001 [장정일] 장정일의 공부 알에이치코리아. 2015.5.29 초판 1쇄. [1] 교육의 목적은 현 제도의 추종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비판하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한낱 꿈같은 이야기. 그런 교육이 있을 리 없다.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스물셋 나이에 교육행정직에 합격해서 고위 공무원까지 오른 작자가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그만이라 공언하는 마당에, 현재의 제도를 비판하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을 통해 배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을 틀린 것이다. [2] 어떤 분야에서든 승리는 항상 상황을 운용하는 자의 것이다. 다시 말해 원칙을 고수하는 자의 것이 아니라, 임기응변을 이용하고 나아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창조하는 자의 것이다. 쓰라린 현실. 어릴 적 를 읽으면..
005 [니시다 케이스케] 구글을 지탱하는 기술 멘토르. 2008.12.01 초판 1쇄. [1] 1998년, 당시의 일반 검색엔진들이 ‘얼마나 많은 웹 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빠르게 검색 결과를 반환할 수 있는가?’에 힘을 쏟았던 것에 비해 구글은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 덕분에 순식간에 인기를 모을 수 있었다. 내다볼 때는 도무지 오리무중이더니 되돌아보면 이렇듯 자명해진다. 1998년이면 검색기술이 차고 넘치게 성숙했던 시절. 당시 검색기술을 개발하던 똘똘한 기술자들은 어째서 구글 같은 생각을 못했을까. 사소한 관점의 차이. DBMS에서 태어난 ‘검색’ 기능의 관점에서는 ‘쓸모없는 자료’란 없기 때문이다. 귀한 자료이니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것이다. 그러니 어찌 그들 사이의 경중을 따질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