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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400.순수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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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윤진] 아날로그 사이언스: 그냥 시작하는 과학 해나무. 2018.4.20 초판 1쇄 [1] (p.76)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에서는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근거 1: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달에 비치는 지구 그림자는 항상 둥글다. 근거2: 수평선을 넘어가는 배를 볼 때 먼저 선체가 보이지 않게 되고, 그 다음 돛이 사라진다. 아리스토텔레스. 기원전 384년 생, 기원전 322년 몰. 기원전 300년이면, 한반도 연표에서는 박혁거세나 주몽, 김수로 같은 여러 시조들이 아직 알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럴듯한 직관으로 썰을 풀어서 길고 긴 세월 동안 서양의 사고를 고착화시켰는데, 적잖은 헛소리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이미 월식이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비친 거라 단언했다는 점은 분명 놀랍다. 일식이나 ..
408 [진 벤딕] 과학의 문을 연 아르키메데스 실천문학. 2005.12.15 초판 1쇄 [1] (p.27) 여러분은 2천 년 전에는 배워야 할 것이 그리 많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여러분이 중학교 때까지 배운 지식만으로도 아르키메데스 시대의 가장 뛰어난 지성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알아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더 많이 아는 것일 뿐,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 사이의 천 년 동안은 지성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어쩌면 현대 역시 그 시절의 재현. 일상에서의 생각은 갈수록 줄어드는 듯. 에세이와 바칼로레아에 대한 관심도 잠시, 결국 변별의 교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언젠가, 반드시, 대단한 빚을 치를 수밖에. [2] (p.85) 아하! 이번에는 물이 덜..
404 [오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웨일북. 2019.7.19 초판 1쇄. 2019.7.31 초판 2쇄. [1] (p.133)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부르는데, 우리 조상들이 흰옷을 입은 건 패션 센스가 남달랐기 때문이 아니라 염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권력자는 늘 색을 사용했다. 책은 도끼다. 책이 강력한 도끼질이 되어 아둔한 정신을 깨우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겠나. 해서,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는 낱말을 별다른 의문 없이 ‘여백의 미’ 혹은 ‘한恨’ 같은 낱말들과 함께 우리네 한민족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다면, 이런 문장은 문득 도끼가 된다. 아하, 그렇구나. 사극에서 관리들이 붉고 푸른 옷을 입은 것을 보면서도 정작 우리 조상님들이 염색할 여력이 없어서 흰 옷을 입고 생활했다고는 생각조차 못했구나! 아, 나..
403 [레이먼드 플러드] 위대한 수학자의 수학의 즐거움 베이직북스. 2015.3.25 초판 1쇄. [1] 최초로 지구의 둘레를 잰 사람은 에라토스테네스였다. 호기심이 많아서 동시에 여러 학문을 공부했는데, 손을 댄 학문에서는 최고는 아니어도 두 번째는 되어서 ‘언제나 2등’이라는 뜻의 ‘베타’라는 별명으로 불린 사나이. 하짓날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에 만들어지는 그림자의 차이에 착안해 지구 둘레를 쟀다. 2200년도 더 된 그 옛날 몇몇 사람은 지구가 둥글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 학교 수학에서는 소수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의 주인공. 그 시절 고안한 방법이 현재까지도 유한 구간 내에 있는 모든 소수를 찾는 데는 제일 빠르고 가장 확실하다.
404 [래리 셰켈] 실은 나도 과학이 알고 싶었어 1 애플북스. 2019.3.11 초판 1쇄. 2019.5.3 초판 2쇄. [1] (p.71) 어떤 사람은 직모가, 어떤 사람은 곱슬머리가 난다. 이 차이는 모발이 자라는 모공의 형태에 달려 있다. 직모는 둥근 모공에서 난다. 곱슬머리는 타원형의 모공에서 난다. 모발이 나오는 구멍이 둥글지 않고 타원형이라 머리카락이 자라며 구부러지게 된다. 로 유명한 셸 실버스타인은 “Wavy Hair”라는 익살스런 시를 썼다: I thought that I had wavy hair / Until I shaved. Instead, / I find that I have straight hair / And a very wavy head. 실버스타인은 이 시를 쓰면서 작가적 상상력에 흐뭇했겠지만, 곱슬머리의 원인이 머리카락에 있는..
401 [리처드 도킨스] 무지개를 풀며 바다출판사. 2008.4.18 초판 1쇄. 2016.7.22 개정판 2쇄. [1] (p.35) 양팔을 벌려 왼쪽 손끝에서 생명이 시작되고 오른쪽 손가락 끝이 현재라고 하자. 명치를 지나 오른쪽 어깨 너머까지 존재하는 생명체라곤 오직 박테리아뿐이다. 다세포의 무척추 생물은 오른쪽 팔꿈치 언저리에서 꽃피운다. 공룡들은 오른손 손바닥에서 생겨나서 마지막 손가락 마디에서 멸종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바로 위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의 모든 이야기는 손톱 너비 안에 다 들어간다. 기록되어 있는 역사로 말할 것 같으면 수메르인, 바빌로니아인, 유태인 가부장들, 파라오 왕조, 로마의 군단, 기독교 성인들, 메데스의 법률과 변하지 않는 페르시아인, 트로이와 그리스, 헬레나와 아킬레스와 죽은 아가멤논, 나폴레옹과 히틀러, 비..
404 [권오상] 노벨상과 수리공 2014.04.16 초판 1쇄. 2015.05.30 초판 4쇄. [1] 과학이 엔지니어링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링이 과학을 이끈다. 1장의 제목. 서은국은 말미에 “The rest are details”라고 썼는데, 이 책에서는 이 문장 외 모든 대목이 “details”. [2] 과학은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영원불멸한 상태에 도달하기를 염원하지만 그것은 달성될 수 없는 헛된 꿈이기 쉽다. 엔지니어링은 그러한 상태를 추구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한시적인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또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은 스스로를 신과 동급으로 끌어 올리려는 생각도, 시도도 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엔지니어링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