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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010.서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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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정은문고. 2014.8.18 초판 1쇄. [1] 3월 9일. 날씨 쾌청. 한밤중에 공습이 있었다. 이튿날 새벽 4시경 편기관이 불탔다. 1945년 3월 10일 도쿄대공습. 저자는 이를 두고 “다양한 형태로 후세에 인용되는 차분하면서도 생생하게 묘사한 명문”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일본은 도쿄대공습이나 원폭 투하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인간들의 역사란, 아쉬울 것 없는 무리들이 제멋대로 재단해나가는, 그 어떤 것. [2] 다다미 넉 장 반짜리 방 한 칸 야드파운드법을 고수하는 나라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이 문장도 그런 범주의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7.425제곱미터짜리 방 한 칸”보다는 분명 ‘문학적’. [3] 수집가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
013 [신승환] 당신의 인생에 집필을 더하라 위키미디어. 2011.8.30 초판 1쇄. [1] 여러분 앞에 물이 가득 담긴 컵이 있다고 해보죠. 컵에 담긴 물을 마셔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지금 이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일분 일초도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한다 해도 컵에 담긴 물을 마실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굳은 결심보다 손을 뻗어서 컵을 들고 그 안에 담긴 물을 마시는 간단한 행동이 갈증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는 간단한 원칙. 정작 본인은 제대로 아파본 적이 없는 마당에 ‘아프니까 청춘이지’를 주장했다가 어마무시한 비난을 받았던 김난도는 에 “1그램의 실천이 1톤의 이론만큼 가치가 있다”고 썼다. [2] 타깃으로 삼은 독자가 자신이 쓴 책에 몰입하게 하려면 책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8:2의 법칙에 그 해법이 있습니다..
011 [김태광] 하루 만에 끝내는 책쓰기 수업 위닝북스, 2017.09.20 초판 1쇄 [1] (p.4) 5년 후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 책의 첫 문장. 자기계발서답게, 책을 밥벌이 삼은 저자가 얄팍한 수작을 부렸다. 평소 생각지 않던 질문이라 갑작스레 맞닥뜨리면 흠칫하게 되기는 한다. 그러나 신경쓸 것 없다. 내일의 하루가 오늘 하루보다 중할 리 없다. 오늘은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으로 족하다. 5년 후의 모습을 고민하기보다는 스티브 잡스의 통찰, 오늘 당장 죽는 대도 원래 하려던 일을 할 것인가, 가 본질에 훨씬 가깝다. 너무 철학적이라면 마침 세속적인 반론도 있다. ‘5개년 계획 따위 쓰레기 통에나 버리라’ 주장하는 이는 의 저자 팀 페리스. 장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열심히 따르는 일은 실행을 담보하기보다 기회를 걷어차는 쪽에 가깝다는 것이 주..
013 [김홍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어크로스. 2015.6.10 초판 1쇄. [1] 한 권의 책을 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뻔뻔함이다. 뻔뻔함이 과한 자들이 간혹 있다. 그런 양반들이 조금만 자제해 주면 책 읽기가 한결 수월하련만. [2] ‘내가 결단하고, 결단의 책임도 내가 지겠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이 권력의 중추 안에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결단하고, 결단의 책임도 내가 지겠다’의 서민적 버전은 ‘모든 판단은 내가 하고 욕도 내가 먹겠다.’ 권력의 중추가 재선에 목을 맨 선출직 공무원들로 그득한 상태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자세. [3]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의 이야기다. 직급도 꽤 높고 급여도 괜찮게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는지 매일매일이 재미없었다. 우연히, 남자는 이런 생각을 한다.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