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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690.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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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 [이시쿠라 노보루] 도쿄대 바둑 강의 윌북, 2016.12.20 초판 1쇄. [1] (p.29) 상대방이 돌을 둔 다음에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경험은 매우 귀중하다. 모든 것을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 살다 보면 눈뜬장님 신세가 되는 경우가 어찌나 많은지. 대가들이 단언을 멀리하는 것도 짐작컨대 이 때문. [2] (p.73) 공부하는 방법이 어렵게 느껴지면 무리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즐겁게 느끼는 만큼 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 아마추어의 특권이니까. 이런 게 공부. 변별에 목숨을 거는 공교육이란 것이, 십대 끝자락에 이룬 지식으로 나머지 인생을 재단하는 체제란 것이, 얼마나 하잘것없는지 애써 따지고 말 것도 없는 까닭. 제 발걸음 제 머리가 이끄는 공부가 훨씬 풍요롭다. [3] 대..
691 [라프 코스터]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 디지털미디어리서치. 2005.10.31 초판 1쇄. [1] 나무를 노래한 시들은 나무껍질의 위엄과 나뭇잎의 섬세함, 몸통의 강건함,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의 빈 공간이 갖는 놀라운 추상성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역자, 감수자, 편집자들 중에 ‘던’과 ‘든’의 바른 용법을 아는 사람이 없어 은근 짜증스럽던 중에 ‘몸통’이 기어이 방아쇠를 당긴다. 이 문장의 몸통은 아마도 trunk. 영어사전에서는 ‘trunk’를 ‘나무의 몸통’이라 태평스레 풀이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말 ‘몸통’에는 그런 뜻이 없다. 몸통 [명사]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서 머리, 팔, 다리, 날개, 꼬리 등 딸린 것들을 제외한 가슴과 배 부분.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trunk’에 해당하는 적확한 우리말은 ‘줄기’. 해서, ‘몸통’ 같은..
691 [조던 메크너] 페르시아의 왕자 느낌이있는책, 2013.11.11 초판 1쇄. [1] (p.58)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로비해 본 것은 내 인생을 통틀어 처음이었고, 그 느낌은 더할 나위 없이 답답했다. 다른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원하고, 그들이 그걸 내게 주길 열망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정말 싫다. 다들 이런 삶을 산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럴듯한 수입이 생겼더라는 이들은 대단한 행운을 누린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유발할 일자리 감소를 일에 대한 인식 변화의 계기로 이끌 지혜가 과연 있을지. [2] 부제는 “조던 메크너의 게임 개발일지 1985~1993”. 제목인 “페르시아의 왕자”는 60분 안에 공주를 구출해야 하는 바로 그 게임. 해서, 표지 디자인은 2016년..
691 [정아람] 이세돌의 일주일 동아시아. 2016.05.04 초판 1쇄. [1] (p.45) 알파고는 감정의 동요가 없다. 알파고는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이세돌 9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수를 했다 해서 위축되거나 바둑이 좋다고 방심하지도 않는다. 육체노동자를 대체한 기계의 강점이 ‘피로를 모른다’는 것이더니, 이제 ‘감정의 동요가 없다’는 점을 앞세워 정신노동도 대체하려나 보다. 수많은 감정노동자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겠다. [2] (p.73) 어찌됐건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라고 할 만한 일이었다. 한국의 언론인들이 이세돌의 패배에 초점을 맞출 때, 서구의 언론인들은 ‘쿨한’ 기계의 등장에 관심을 기울이더란다. 동일한 팩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