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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180.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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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에코의서재. 2005.7.12 초판 1쇄. [1] 인지 부조화 이론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에 관여한 보상으로 사소한 것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믿음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본원적 희망은 자기합리화.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이 그렇듯 화자는 합리와 객관의 화신. 그러나 현실과는 거리가 머나니, 우리는 대개 모순과 불합리의 일상을 산다. [2] 우리는 전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정신적으로 행복할 기회를 가질 때마다 불행으로 인해 얻어지는 혜택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했다. 우리 인간은 고통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유구한 역사시대. 켜켜이 쌓인 실수와 실패를 보면서도 새로운 실수와 실패를 쌓아나가는 중. 인간이란 어쩌면 딱 그만큼.
181 [민인식] 화내는 당신에게 위즈덤하우스. 2012.1.15 초판 1쇄. [1] 인간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만 분노를 느낀다. 분노란 욕구의 그림자요 집착의 결과다. 욕구와 집착이 좌절되고 무시되면 그 뒤에는 반드시 분노가 따른다. 분노는 흔히 같은 지점에서 거듭 되풀이되는데, 욕구라는 것이 감추고 억누른대서 사라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런 분노에도 나름의 순기능은 있어서, 화를 내기에 혹은 화를 참기에 몰두하는 대신, 화가 나는 이유를 곱씹을 수만 있다면 내면의 욕구를 성찰하기에는 최적의 여건. 톨스토이의 말마따나 행복은 대개 비슷하고 불행은 저마나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하겠으나, 결국은 소유와 관계에 대한 갈망 혹은 불안. 무리 지어 살던 동물 출신인 탓이다. 싯다르타의 깨달음으로부터 2500년. 다..
181 [황인원]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흐름출판. 2010.2.4 초판 1쇄. [1] 식물도 자살행위를 한다. 혹시 집에서 키우는 화초가 때 이른 꽃을 피운 적은 없는가. 이 화초가 주인의 극진한 보살핌에 행복해서 꽃을 일찍 피운 걸까. 천만의 말씀이다. 화초도 사람처럼 너무 간섭을 많이 받으면 괴로워한다. 주인의 손길이 지나치면 화초는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빨리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고, 죽기로 작심한다고 한다. ‘식물의 생식기’라는 관점에 더해, 꽃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 씨앗을 남기고 죽는 행위는 어찌 보면 책임 회피. 그런 점에서 전례 없는 출산률 저하를 기록 중인 지금의 젊은 세대의 슬기는 실로 무거운 것. [2] 퓨전 혹은 컨버전스의 시대에 문학 전공자와 경영학자가 어우러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문..
181 [와다 히데키] 결정의 순간 판단의 기술 두리미디어. 2010.6.30 초판 1쇄. [1] 머리가 좋고 현명한 사람일수록 합리적인 판단이 옳다고 단정하면서 감정적인 측면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합리성만으로 사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감성적인 면을 얼마나 잘 반영하여 판단할 수 있을까. 여기에 판단을 제대로 성공시키기 위한 핵심이 있다. 책상 위에 쌓인 책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기술’로 끝나는 제목들이 은근 많구나 싶다. 판단의 기술, 안다는 것의 기술, 통찰의 기술, 결단의 기술,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 독학의 기술, 독서의 기술, 질문의 기술, 결정의 기술, 실용독서의 기술, 시간관리의 기술, 정리의 기술, 행복의 기술, 그리고 공병호의 까지.
180 [샘 고슬링] 스눕 한국경제신문사. 2010.5.10 초판 1쇄. [1] 저 유명한 로르샤흐의 ‘잉크 얼룩’ 실험에서 잉크 얼룩에 대한 다양한 대답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체계화하려는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자들이 잉크 얼룩 테스트가 정신병 진단이나 성격분석, 또는 행동을 예측하거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알아내는 데 거의 쓸모가 없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한참을 옳은 줄로만 알았다가 뒤늦게 그릇된 것이라 드러나는 것들도 심심찮다. 지금의 진리니 지식이라는 것들에 과하에 열광하는 짓도 어찌 보면 미련한 생각. [2]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좋아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거짓된 자아상을 투사하기에 충분할 만큼 지속적으로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의 흉내를 따라 하기란 쉬..
181 [박상곤] 상상력 발전소 미래와경영. 2011.2.5 초판 1쇄. [1]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즐겨 인용되는 새뮤얼 스마일즈의 버전으로는: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을 바꾸면 운명이 바뀐다. Sow a thought, and you reap an act; Sow an act, and you reap a habit; Sow a habit, and you reap a character; Sow a character, and you reap a destiny. [2]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직역하면 슬기롭고 슬기로운 사람. 온전히 사유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생명체. 그러나 정작 일상에서는 사유의 흔적을 찾는 일이 그..
189 [김정운]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21세기북스. 2019.5.15 초판 1쇄. 2019.5.24 초판 1쇄. [1] (p.7) 그래서 자동차만 타면 절대 안 비켜주는 거다. 남자들에게 존재가 확인되는 유일한 공간은 자동차 운전석이다. 자동차 운전석만이 내 유일한 ‘슈필라움’이라는 이야기다. 내 앞의 공간을 빼앗기는 것은 ‘내 존재’가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렇게들 분노와 적개심에 가득 차 전전긍긍하는 거다. 프롤로그의 한 대목. 슈필라움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 간단한 풀이는 ‘여유 공간’, 정교한 풀이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 슈필라움 같은 고상한 낱말만 들이밀지 않았을 뿐, 에서 이문희도 똑같은 소리를 한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왜 그렇게 자기 앞으로 끼어드는 자동차만 있으면 화를 참지 ..
189 [이문희] 남자의 공간 21세기북스. 2013.2.4 초판 1쇄. [1] 우리나라 남자들은 왜 그렇게 자기 앞으로 끼어드는 자동차만 있으면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하는가? 그것은 자동차만이 남자들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공간이기에 ‘그 앞을 막는 자’는 절대 용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 김정운도 ‘슈필라움’이라는 그럴듯한 낱말을 덧붙인 것만 빼면 완벽히 똑같은 주장을 펼친다: (p.7) 그래서 자동차만 타면 절대 안 비켜주는 거다. 남자들에게 존재가 확인되는 유일한 공간은 자동차 운전석이다. 자동차 운전석만이 내 유일한 ‘슈필라움’이라는 이야기다. 내 앞의 공간을 빼앗기는 것은 ‘내 존재’가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렇게들 분노와 적개심에 가득 차 전전긍긍하는 거다. - 김정운, 그러나 농담과 진담의 경계와 주장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