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사. 1998.8.8 초판 1쇄. 2013.1.10 2판 38쇄.
[1]
(p.593) 인간 사회가 조그마한 초기 추장 사회의 수준을 넘어 경제적으로 더 복잡하고 사회적으로 계층화되고 정치적으로 중앙집권화된 사회로 발전할 때는 언제나 식량 생산이 그 기반이 되었다.
인간은 찰나의 시간 동안 지구 표면을 떠돌며 먹고 싸다 사라진다. 추장과 사제란, 짜증스런 필요악.
[2]
(p.18)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대개 질문이란 답 쪽으로 시선을 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질문이 만들어진 배경에 생각을 집중하는 편이 사태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얼핏 당연해 보이는 이 질문이 어쩌면 얄리의 나라가 이미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된 미래>에서 담담히 의문을 제기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질문의 답에 집중하지만, 문득 호지의 음성을 고스란히 담은 인용을 담았다:
(p.78) 어느 날 바다표범을 사냥하던 오스트레일리아의 배 한 척이 뉴질랜드로 가는 길에 채텀 제도에 들렀다가 그곳의 소식을 뉴질랜드에 전했다.
“그곳은 바닷고기와 조개가 풍부하고 호수에는 뱀장어가 가득하고 땅에서는 카라카 열매가 많이 난다. (…) 사람은 매우 많지만 싸울 줄도 모르고 무기도 없다.”
[3]
(p.47) 각 대륙의 역사 전개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출발선은 B.C. 11000년경이다.
138억 년 우주 역사, 45억 년 지구 역사. 지금의 문명이 십만 년은 버텨낼지. 글쎄…
[4]
구본형은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에 “언젠가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면 드디어 동쪽에 이르리라는 우스운 생각을 품게 되었을 때, 새로운 세계가 발견되었다. 모든 배는 결국 바다가 끝나는 그 끝에서, 폭포처럼 떨어져 죽게 되리라는 상상의 두려움을 넘어설 때, 새로운 대륙들이 발견되었다.”고 썼다.
인상적이기는 해도, 작가의 문학적 상상에 지나지 않는 대목.
유럽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항해해 나가다 보면 대륙의 동쪽을 만나게 된다는 거야 그 시절 사람들도 다들 알았지만, 그저 그 망망대해를 가로지를 기술이 없었을 뿐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존재는, 그 지역 전체가 바다였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무모한 콜럼버스를 기적적으로 살린 것이고.
문득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어째서 이방인들에게 괜한 친절을 베풀었을까 의문이 든다. 유럽인들은 이방인인 아프리카 출신들을 냉큼 노예로 삼지 않았나.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역사를 결정지은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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