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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320.경제학

327 [스테판 폴란] 다 쓰고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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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출판사. 2009.9.21 초판 1쇄.

 

 

[1]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지금의 상황을 헤쳐갈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일단은 손에 들고 있는 패로 승부를 걸어보도록 하죠.

 

So cool. 바람직한 자세인지 어떤지 신경 끈다면, 분명 인상적.

 

 

[2]

 

우리 모두는 근본적인 해답을 원한다. 확고한 기반과 일련의 원칙 위에 서 있는 느낌을 원하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질서가 존재한다는 느낌, 그리고 우리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는 느낌을 원한다. 아니면 적어도 스스로 원하기만 하면 그 고삐를 잡을 수 있다는 식의 느낌을 원한다.

 

대개는 터무니없었으나, 몇 번은 통했다. 그러나 허상. 어찌 보면 호구를 꾀어내는 타짜의 술책. 끝없는 사서 고생의 근본적 원인.

 

 

[3]

 

사람들은 일을 하늘의 영광이나 일신상의 편안함을 위한 것에서부터 사회적인 지위를 평가하거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한 직업 윤리가 정착된 조건에서는 얼마든지 조직에 충성하고 직업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에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상에서 자신을 직업과 동일시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해결책은 바로 오늘 당장 사표를 쓰는 것이다. 고용주와 자신을 정신적으로 분리하고 나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고용주에게 남아 있는 티끌만한 충성심도 버리고(고용주는 일찌감치 당신에 대한 의무감을 내동댕이쳤다), 스스로 자유계약 선수가 된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 자유계약 선수들은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임하지만 동시에 최대한 수입에 초점을 맞춘다. 당신도 그렇게 해야 한다.

 

늙은이는 겁이 나서, 젊은이는 몰라서 옛 방식을 고수한다. 누가 누구를 탓하랴.

 

 

[4]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나는 상업주의를 택하라고 제안하겠다. 일을 일단 돈벌이라고 생각하자. 다른 혜택들은 그 다음 문제다. 상업주의를 취하라는 것이 돈에 집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일 자체를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기보다는 단순히 그 목표를 추구하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바람직할 리 없건만 이 땅의 현실에서는 최적해.

 

 

[5]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으므로 자기의 진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없다.

 

저자는 ‘그 누구도’에 ‘부모 형제도, 경제 잡지도’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배우자와 자식들은? 주로 타인의 삶에 이러쿵저러쿵 말하거나 영향을 주는 사람은 정작 배우자와 자식들이 아닌가. 저자는 몸을 살짝 비틀어 도망친 모양새.

 

 

[6]

 

능력이 부족해서 일보다 복지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비난하면서, 값진 공헌을 할 수 있는 나이에 골프나 치면서 시간을 때우는 사람들에게는 갈채를 보내는 사회는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대목. 젊은 시절에는 직접세 강화를 통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해법이라 생각했으나, 인간군상이 잡다한 탓에 참 쉽잖은 문제.

 

 

[7]

 

돈이 우리보다 이 세상에 오래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빈손으로 온 것처럼 빈손으로 가면 된다. 우리의 재산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 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용해야 하는 자원이다. 우리가 죽고 난 후 은행에 한푼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은 낭비일 뿐이다. 죽은 다음에 자신의 재산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도움이 될 때 사용하라. 죽을 때는 장의사에게 줄 돈만 남겨놓으면 된다. 죽는 방식보다는 사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 다 쓰고 죽는 것, 이것이 가장 잘사는 방법이다.

 

흥미로운 제안. 계획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최고의 제안. 현대의학과 과학이 죽는 날을 지겹게 연장시키는 바람에 문제가 자꾸만 커져가는 중.

 

 

[8]

 

부모님은 예전의 규칙대로 그럭저럭 살아왔으므로 자녀인 당신도 그렇게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저는 더 이상 과거의 규칙대로 살 수 없어요’라고 말하면, 그들은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알아듣고 서운해할지도 모른다.

 

왕을 겪은 세대, 식민을 겪은 세대, 전쟁을 겪은 세대, 경쟁을 겪은 세대. 관점이 같을 리야. 친일청산을 대강 뭉개고 넘어간 시대가 끼어든 순간 기대는 요원.

 

 

[9]

 

생명보험이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가족들이 갑자기, 그리고 영원히 당신의 소득을 잃어버리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만일 당신의 소득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 생명보험은 필요하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데서 오는 정서적, 심리적, 정신적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은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돈벌이’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본인을 포함하여 현재의 소득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없고, 앞으로도 없으리라 확신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득은 무의미하다.

 

 

[10]

 

원제는 ‘Die Broke’. 남의 시선에 신경 끄기만 해도 어렵잖게 달성 가능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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