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2010.4.23 초판 1쇄.
[1]
1990년대 경영자들은 새로이 급증하는 임시직 노동자계급에 ‘프리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언제부턴가 PC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들린다. 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인종, 종교, 성별, 외모 등과 관련한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와 편견의 제거. 주로 하는 활동은 편향적 낱말 사용의 배제, 혹은 아리송한 새 낱말의 등장.
일반화는 오류를 수반하게 마련이나, 겉으로 드러난 면만 보면, PC는 대개 의미의 은폐 혹은 모호함의 가중에 이바지하는 듯.
[2]
소비자자본주의가 하는 일이라는 것은 물건을 갖기 어려우면서도 갖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일이다.
아무래도 비문. 결국은 밥벌이의 문제.
교활한 소수와 무심한 다수가 세상의 규칙을 그리 이끌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탁은 최악의 참사. 세계의 지구촌화는 결론적으로 재앙. No way out.
[3]
광고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물건이 실제로는 거의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물건을 파는 가게도, 물건을 사는 소비자도 알고 있다.
합리적 관찰자의 자세를 견지하던 <모든 요일의 기록>의 김민철은 하나에 2만 원짜리 사과의 카피를 써야 하는 상황을 ‘내가 이해할 수 없어도, 내가 껴안을 수 없어도,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있는 법’이라 합리화한다.
자본주의에 복무하는 아이히만 같으니라고.
[4]
쓰레기 때문에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쇼핑을 계속하거나 쇼핑을 그만둬서 경기가 침체되어 붕괴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리 어렵지 않은 선택지.
2018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 과묵하기 그지없는 silent majority는 단호한 실행력을 선보이는 중.
[5]
비슷한 부류의 책이 적잖다. 대개는 전업작가들이 대수로울 것 없는 계기로 뭔가를 직접 체험할 작정을 하고 기간과 규칙, 계획을 세운다. 그 경험을 정리해서 책으로 출간. 그러다 보니 얄팍한 사색을 위트로 메우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거듭 이어진다.
원제는 Not Buying It. 해서, 번역서 제목의 ‘굿바이’는 좀 과한 표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기나 결론은 심하게 허름.
이 모든 생각이 떠오른 건 12월 중순이다. 때마침 나는 뉴욕의 길모퉁이에 생긴 눈 섞인 물웅덩이에 떨어진 장갑 한 짝을 집으려고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있던 참이다. 그 와중에 종이 쇼핑백이 진창에 닿으면서 내용물이 젖은 모서리로 쏠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와르르 쏟아지기 시작한다. 쇼핑백을 마른 땅으로 주워 모으면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난 이제 사지 않겠어.’
이딴 게 계기. ‘시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으니 될 법하지 않은 일을 두고 괜한 헛수고 말라’가 결론.
이 주제에 대해서는 16년 동안의 묵묵한 관찰을 책으로 옮긴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가 정통의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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