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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690.운동

691 [라프 코스터]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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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리서치. 2005.10.31 초판 1쇄.

 

 

[1]

 

나무를 노래한 시들은 나무껍질의 위엄과 나뭇잎의 섬세함, 몸통의 강건함,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의 빈 공간이 갖는 놀라운 추상성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역자, 감수자, 편집자들 중에 ‘던’과 ‘든’의 바른 용법을 아는 사람이 없어 은근 짜증스럽던 중에 ‘몸통’이 기어이 방아쇠를 당긴다.

       이 문장의 몸통은 아마도 trunk. 영어사전에서는 ‘trunk’를 ‘나무의 몸통’이라 태평스레 풀이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말 ‘몸통’에는 그런 뜻이 없다.

 

몸통 [명사]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서 머리, 팔, 다리, 날개, 꼬리 등 딸린 것들을 제외한 가슴과 배 부분.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trunk’에 해당하는 적확한 우리말은 ‘줄기’. 해서, ‘몸통’ 같은 생뚱맞은 낱말 대신 ‘줄기’라 썼어야 옳다.

       짐작컨대 역자는 ‘줄기’의 어감이 ‘강건함’ 같은 낱말과 좀체 어울리지 않아서 고심했던 모양. 그러다 보니 ‘줄기’보다 좀 더 우람하고 튼튼한 분위기를 풍기는 ‘몸통’이란 낱말을 가져다 붙인 듯 싶은데,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무의 ‘trunk’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줄기’인 것을.

 

덧붙이자면, ‘기둥’은 산 나무에는 어울리지 않는 낱말이고, 해당 분야에서 줄기를 뜻하는 ‘수간樹幹’이니 ‘주간主幹’이니 하는 한자어로 된 용어가 있으나, 이 낱말들에 들어앉은 ‘간’이라는 글자가 결국은 ‘줄기 간’이다.

 

 

[2]

 

재미의 본질은 압박이나 압력이 없는 환경에서 ‘학습’하는 것이며, 게임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서, 호모 사피엔스.

 

 

[3]

 

인간의 마음은 목표지향적이다. 짐짓 잘난 체 하면서 “중요한 건 과정이지 목적이 아니야”라고 말한다고 해도 그저 희망사항을 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지개는 아름답고 바라볼 만 하지만, 누군가 무지개에 넋이 빠져 있는 사이 다른 사람이 무지개 끝에 있는 황금 항아리를 집어 가 버릴 것이다. 어떤 행위든지 수량화할 수 있는 이익이 따르지 않는다면, 두뇌는 당장 그 행위를 그만 둘 것이다.

어딘가 장황한 서술. 요컨대, 정량화된 인센티브가 핵심이란 소리.

 

 

[4]

 

패턴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의 몸은 그에 대한 표시로써 전율을 느낀다.

학교수학을 재미삼아 공부해 볼 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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