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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신. 2019.1.28 초판 1쇄.
[1]
(p.206) 정치인들의 절대다수는 결코 서민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늘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하는 소시민의 진짜 마음을 알지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놓고 끊임없이 저울질하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것이며, 소신 있어 보이는 사람들조차 관행의 힘에 눌려 변변한 자기 목소리도 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 서민들 다수는 말 잘하고 뭔가 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또 다시 뽑아줄 테니까.
1980년대 중반이 지나서야 겨우 직선제가 자리잡은 나라에 무슨 대단한 기대가 있겠나마는, 국회는 나를 닮은 사람들로, 행정부는 나보다 똘똘한 사람들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내 몸 같이 편한 규칙이 만들어지고, 세금이 살뜰이 집행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혹은 지방자치단체장을 뽑을 때나 국회의원을 뽑을 때나 어슷비슷한 잣대를 들이대는 현실은 무지의 방증이다.
플라톤의 우려를 모르는 바 아니나, 공동체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국무위원과 사법부의 수장까지도 선출직인 것이 옳다.
[2]
(p.12) 한 달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음에도 전혀 차도가 없었다.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나는 담당 의사에게 진심을 담아 요청했다.
“세상에서 가장 쎄엔~ 진통제로 처방해 주세요.”
의사는 나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꾸준히 물리치료 받고, 따뜻한 곳에 누워 충분히 휴식하면 좋아집니다.”
의사가 아니라도 그건 나도 할 수 있는 조언이었다.
동네 문방구인 저자의 가게는 단열이나 난방이 신통찮은 오래된 건물인데다가, 마침 겨울 초입이었단다.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는 처지에 충분한 휴식을 어찌 취한단 말인가. 아무래도 주5일 시대에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개인병원 의사가 ‘휴식’의 현실성을 몰랐을 리는 없고.
야사무라 오사무는 <천천히 읽기를 권함>에서 ‘건강을 위해 매일 30분 낮잠을 자라’는 신문 기사를 두고 다른 사람의 생활 방식에 대해 상상력이 결여되면 이런 얼빠진 이야기를 하게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탁상행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고매한 역지사지를 논할 것까지도 없이, 그저 보편적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메르스 예방을 위해서 어지간하면 낙타고기는 잡숫지 말라는 권고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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