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북. 2015.12.15 초판 1쇄.
[1]
(p.13) 인류 최초의 비누를 찾으려면 2,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페니키아 인들을 찾아야 해요.
지금의 레바논 일대를 살았던 민족. 정설은 기원전 1200년부터 900년 무렵, 최근의 발굴로 짐작하기에는 기원전 40세기까지 거슬러 오르는 문명.
비문학으로는 드물게 190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역사학자 테오도르 몸젠은 페니키아 인들을 두고 “문명의 씨앗을 뿌린 농부가 아니라, 낟알을 물어다 준 새”라 평했는데, 그런 식으로 주변에 문명을 흩뿌렸던 페니키아 인들은 상업에 뛰어나, 비누로 양털과 면을 빨아 지중해 항구에서 팔았다고 한다.
이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게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건, 생각하면 할수록 흥미로운 대목.
[2]
(p.15) “그런데 왜 연필은 싸고 다이아몬드는 비싸?”
“흑연과 달리 다이아몬드는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야. 다이아몬드는 압력과 온도가 매우 높은 데에서만 만들어지거든.”
천연 다이아몬드는 150km 지하에서 생성되어 화산 분출을 통해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생성 과정을 생각한다면 0.2g에 800만 원을 호가하는 시세도 나름 납득할 만하다.
다행히 현대의 과학기술은 인공 다이아몬드를 천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인데, 아직은 인공 다이아몬드라고 해도 시세는 0.2g에 100만 원 안팎.
해도, 기술의 진보란 워낙 눈부시게 마련이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인류의 허영을 끝장낼 날도 머지않을 듯.
[3]
(p.17) 스프레이를 사용하기 전에 잘 흔들어 주어야 해. 그래야 추진제와 잘 섞이거든. 잘 흔들어 주지 않으면 추진제만 새어 나와. 왜 가끔 스프레이 통 안에 액체가 들어 있는데도 스프레이를 누르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잖니? 그게 바로 사용하기 전에 잘 흔들지 않아서 추진제를 다 써 버렸기 때문이야. 남아 있는 액체를 뿜어내기 위해 필요한 추진제가 바닥난 거지.
영문을 아는 쪽이, 언제나 옳다.
[4]
(p.31) 4,500년 전 중국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처음 만들었대요.
몇몇 물건의 시초을 밝혔는데, 선글라스와 아이스크림을 중국에서 발명했다는 대목은 인상 깊다.
그 중 아이스크림은 동서양의 격차가 사뭇 깊어서, 여러 문명에서 일찍부터 눈snow에 향료와 과일을 얹어 먹기는 했던 모양이나, 지금처럼 우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든 것은, 흔히 ‘은나라’로 알려진, 중국 상나라가 최초.
상나라에서 처음 만들어 먹은 아이스크림이 유럽에 전파된 것은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은 이후이니, 적어도 2000년 이상의 차이가 난다.
그러고 보면, 옛 중국에 비하면 요즘의 중국은, 거 참, 뭐랄까….
참고로, 상나라는 기원전 1500년 무렵부터 500년 정도 존속된 나라여서, ‘4,500년 전’이라는 저자의 서술은 1000년 정도를 잘못 헤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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