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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810.한국문학

818 [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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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2018.4.16 초판 1쇄. 2018.6.12 초판 6쇄.

 

 

[1]

 

(p.4) 괴테가 그랬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책의 첫 문장. 자기계발서의 뻔한 도입부. 에세이를 가장한 처세서.

 

 

[2]

 

(p.174) 공부는 좋은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 오직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교육을 한다는 데 있다.
       좋은 대학을 왜 가야 하냐고? 그래야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다고 하니까.
       20년간의 공부와 스펙은 오로지 입사를 위한 것이다. 회사 밖에선 별로 쓸모가 없다.

이 나라 교육 문제는 모르는 이 하나 없다. 그럼에도 지긋지긋하게 바뀌지 않는 것은 결국 먹고사니즘에 대한 뾰족한 대안이 딱히 없는 탓. 각자도생. 백마 탄 초인 따위 등장할 리 만무. 교육을 우습게 여기는 나라에 무슨 미래.

 

 

[3]

 

(p.187) 회사에 다닐 때였다. 회사 남자 동료들은 모이기만 하면 앞으로 뭘 해 먹고살까 하는 문제를 고민했다.

먹고살다가 표제어로구나. 새삼스럽다.

 

 

[4]

 

(p.191)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는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아, 이제 돈을 안 벌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안도했다고 한다.

현대 과학은 생명연장 말고 자연사망일 예측 기술의 개발에 매진해야.

       아, 인간 수명 120세가 바로 그건가.

 

 

[5]

 

(p.258) 잡지의 목적은 읽는 이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데 있다.

부의 진정한 목적은 과시. Veblen goods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패션업계가 목숨을 걸고 유행을 전파하려는 이유가 섬유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옷이 도무지 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다들 다들 알까. 자동차 회사가 제조보다 판매에 더 공을 들인다는 걸 알고들 있을까.

       출산율의 끝 모를 추락에도 부동산 가격은 미친듯이 오르는 것 역시 부의 과시가 빚어낸 현상. 해서, 천한 아줌마들은 작정하고 집값을 작당하고 나선다.

       문득 돌이켜보면, 한두 시간 남짓이면 어디든 닿을 수 있는 좁아터진 땅덩이에, 어디는 살기 좋네 어디는 시원찮네 유난을 떨고 있으니, 가소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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