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
등호를 사용하여 수나 식이 서로 같음을 나타낸 식을 등식이라고 한다.
미지수의 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등식을 그 미지수에 대한 방정식이라고 한다. 이때 방정식을 참이 되게 하는 미지수의 값을 그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이라고 한다.
미지수에 어떤 수를 대입하여도 항상 참이 되는 등식을 그 미지수에 대한 항등식이라고 한다.
식에 등호가 있으면 등식이다.
등식에는 항등식과 방정식이 있다.
항등식은 양변의 값이 늘 같다. 반면, 방정식은 특수한 경우에만 양변의 값이 같다.
대개 차이가 눈길을 끄는 법.
항등식은 양변의 값이 늘 같다는 점, 그 자체가 관심사다. 항등식의 양변의 값이 늘 같은 것은, 양변의 식이, 겉보기와는 무관하게, 본질적으로 서로 같은 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방정식은 미지수가 어떤 값일 때 양변의 값이 같은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이때 방정식 양변의 값을 같게 만드는 값을 ‘근’이라고 한다.
방정식을 참이 되게 하는 미지수의 값을 그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이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이름을 둘이나 내세운 것은 참으로 못마땅하다.
제곱근이라는 낱말은 있어도 제곱해라는 말은 없다. 근의 공식은 있어도 해의 공식은 없다. 그러니 해와 근이라는 낱말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 하면, 당연히 ‘근’이다.
이 대목은 ‘방정식을 참이 되게 하는 미지수의 값을 그 방정식의 근이라고 한다’고 딱잘라 썼어야 마땅하다. 근의 다른 이름이 해라는 점을 정히 언급하고 싶다면, 흔히 그러듯이, 본문 어느 한 귀퉁이에 ‘근을 해라고도 한다’고 일러두면 그만이다.
어떤 값이 근이라 불린다는 것은, 일단 어딘가 방정식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방정식에 근이라 이름붙은 값을 대입하면 등식이 성립하더라는 말이다. 그 방정식에는 근이 아닌 어떤 값을 대입하더라도, 양변의 값은 절대로 서로 같아지지 않는다.
[2] 제곱근, 거듭제곱근
어떤 수 $x$를 제곱하여 $a$가 될 때 $x$를 $a$의 제곱근이라고 한다.
‘$a$의 제곱근’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식을 나타낸다. 식을 재구성할 때는 뒤쪽부터 읽으면 된다.
마지막 글자인 ‘근’.
근이라는 낱말은 미지수를 포함한 방정식의 존재를 나타낸다. 방정식은 등식의 한 부류이니, 미지수와 등호.
$x=$
그 다음은 ‘제곱’. 미지수 $x$에는 제곱이 지수로 붙었다.
$x^2 =$
맨앞의 ‘$a$의’. 허전한 우변을 채우는 역할은 $a$.
$x^2 = a$
결론: 방정식 $x^2 = a$의 근이 $a$의 제곱근이다.
임의의 실수 $a$와 $2$ 이상의 정수 $n$에 대하여 $n$제곱하여 $a$가 되는 수 $x$를 $a$의 $n$제곱근이라고 한다.
$a$의 제곱근, $a$의 세제곱근, $a$의 네제곱근, 을 통틀어 $a$의 거듭제곱근이라고 한다.
$a$의 제곱근을 식으로 나타낼 때처럼, $a$의 $n$제곱근이라는 표현을 식으로 나타내면 $x^n = a$.
[3] 대수학의 기본 정리
실수 $a$의 $n$제곱근은 복소수의 범위에서 $n$개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n$차 방정식은 복소수의 범위에서 근이 $n$개 있다는 것을 여러 수학자들이 백 년 남짓 애를 써서 증명했다. 이를 대수학의 기본 정리 - 엄밀히는 대수학의 기본 정리의 따름 정리 - 라고 부른다.
학교수학에서 다루는 기본 정리들 중에 미적분의 기본 정리가 있다.
지금의 학교수학은 미적분의 기본 정리를 정적분의 정의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정리와 정의는 그 뜻이 사뭇 다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수학교육계가 정리에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