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5.2.28 초판 1쇄.
[1]
(1)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3) 이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메타인지적 사고를 이끄는 질문들. 셋째 질문은 살짝 통속적이다.
앞의 두 질문은 시대를 흔들고 떠난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의 졸업식 축사를 통해 좀 더 인상적인 버전을 남겼다:
제가 17살일때, 나는 다음과 같은 인용구를 읽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인생에 확신을 가질 것입니다.” 그것은 참 감명깊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33년 동안 나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물어봅니다. “만약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던 일을 하겠는가?”
[2]
몇 개의 명제로부터 논리적 규칙을 사용하여 필연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연역적 사고가 아닌 사고, 즉 과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실험이나 관찰만으로 얻어진 결과는 반드시 참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과학쪽 진영에서 들으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실험이나 관찰로 얻어진 결과를 반드시 참인 필연적 결론이라 주장한 적이 결단코 없으니.
과학에서의 실험이나 관찰이란 앞서 세운 가설이 현실에서도 실제로 작동한다는 걸 뒷받침하는 용도에 지나지 않는다.
[3]
사회학자인 앤드류 해커는 <수학의 배신>에서 ‘거꾸로 풀기’가 수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수학 시험의 구조와 시험을 잘 치는 기술이요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p.30) 콜린 오펜자토는 브루클린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서 개인 과외를 한다. 그녀는 과외 시간의 대부분을 수학 자체보다는 ‘수학 시험의 구조와 시험을 잘 치는 기술’을 설명하는 데 소비한다고 고백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거꾸로 풀기’라는 기술이 있다. 학생들은 실제로 문제를 풀기보다 편법을 찾기 시작한다.- 앤드류 해커, <수학의 배신>
마침 수학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열거한 문제풀이의 전형적 사고전략 목록에 ‘거꾸로 풀기’가 이름을 올렸다.
문제풀이에 전형적으로 유용한 사고전략에는 규칙성 찾기, 식 세우기, 거꾸로 풀기, 단순화하기, 예상과 확인, 그림 그리기, 표 만들기, 특수화하기 등이 있다. 문제를 푸는 데는 이러한 사고 전략 중 하나만 쓰이기보다는, 여러 사고전략이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사고전략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활용되면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상과는 달리 수학전문가들일수록 거꾸로 풀기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
[4]
문제가 복잡하고 여러 가지 조건을 포함한다면, 먼저 간단하고 쉬운 조건으로 바꿔서 문제를 풀어본다.
해서, 12명이 서로 악수를 하는 전체 횟수를 곧바로 구하려고 달려들기 전에, 처음에는 2명, 그 다음에는 3명이 서로 악수하는 횟수를 살펴서 숨겨진 규칙을 밝혀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5]
그림으로 그려 보는 것은 중요한 문제해결 전략이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손을 움직여 보라는 게 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 그러니 유형을 달달 익혀 숙달된 풀이를 냅다 동원한다거나, 틀린 문제와 닮은꼴 문제를 거듭 풀어서 풀이 과정을 익히는 짓은,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차마 할 짓이 못 된다는 거야 두 말 하면 잔소리. 하물며 학교건 학원이건 인강에서건 “나는 풀 테니, 너는 구경하거라”는 식의 수업은 수학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
[6]
미분학은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당장 입시가 급해 죽겠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7]
어떤 함수가 주어졌을 때, 각 순간의 변화율을 나타내는 함수를 도함수라고 하고, 도함수를 구하는 것을 미분한다고 하며, 특정 값에서의 도함수값을 미분계수라 한다.
간명한 문장에 용어 셋을 담았다. 도함수를 앞세운 덕이다. 수학 교과서의 서술은 미분계수가 앞서고 도함수가 그 뒤를 따르는 구조라 이런 문장을 끼워넣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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