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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 2016.1.15 초판 1쇄.
[1]
(#26) 자로가 또 물었다.
“선생님, 죽음이란 뭡니까?”
공자께서 답하셨다.
“살기도 바쁜데 죽음은 알아 뭐하게?”
선진先進편. 미지생未知生 언지사焉知死.
유교도 종교라 치면 영생이 어떻고 윤회가 저떻고 하는 족속들보다 한결 낫다. 그 시절의 종교 지도자들이야말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어야 옳다.
[2]
(#27)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가운데 정명도와 정이천 형제가 있었어.
두 사람은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기생이 있는 술집에 가게 됐어. 형은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술집에 가 노래하고 춤추며 놀았지. 동생은 엄격한 사람이라 술집 앞에서 돌아서서 집으로 갔어.
다음 날, 형이 책을 읽고 있는데 동생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따졌지.
“형님! 학자가 어떻게 기생집에 가서 놀 수 있습니까?”
그러자 형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나는 어젯밤에 거길 떠나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우의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있나 보네.”
동생은 부끄러워하며 조용히 물러났지.
공자를 소재 삼은 책에 뜬금없는 일화를 들어앉혔다. 명나라 학자 유종주의 <인보유기人譜類記>에 실린, 이른바 심부재언心不在焉 시이불견視而不見의 고사. 처녀를 등에 업고 물이 불은 강을 건넜다는 고승의 일화와 결이 닮았는데, 저자가 두루뭉술 옮겨 적은 탓이다. <인보유기>의 정명도는 나는 어젯밤에 거길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 것이 아니라, 한술 더 떠서, 그때 좌중에는 기생이 있었으나 내 마음속에는 원래 기생이 없었다고 했다. 물론 동생의 마음속에는 도리어 아직까지 기생이 있다는 타박은 잊지 않았고.
그런데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 기생이 뭔지, 기생집에 간 것을 왜 문제 삼는지, 알기는 하나?
[3]
(#59) 나이 들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도를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를 주창한 자가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이야기. 늙으니 이순이요 종심이라더니 막판에는 정신줄을 놓았던 모양.
[4]
무슨 심보인지 책에 쪽수를 매겨 두질 않았다. 책을 출간하는 쪽에서도 저들의 책이 한번 대강 읽고 말 수준이지 거듭 다시 펼쳐들 만큼은 못 된다 자인한 것이 아니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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