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라이프. 2019.7.15 초판 1쇄.
[1]
(p.18)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3평방의 정리’라고도 불립니다.
웬 뜬금없는 3평방의 정리?
좋다. 일본에서는 3평방의 정리라 부른다 치자. 북한에서도 세평방의 정리라 부르는가 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거야 그들의 사정일 뿐이고.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가르치고 배운 지 어언 하세월인데, 딱히 쓸모도 신통찮은 한자어 표현을 들먹이는 것은 무슨 심산인지.
전공을 살려 웹디자이너 일을 하던 중에 문득 번역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역자는 원문을 충실한 번역을 앞세우느라 담대한 번안은 엄두가 안 났던 모양.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수학 문제로 만들면 어떻든 이차식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무슨 영문인지, 학교수학은 무리수보다 앞서 배우도록 교과과정을 개편했다.
헤아리기 쉽잖은 그들의 속내.
[2]
(p.18)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증명 방법이 100가지 이상 존재한다고 합니다.
교육평론가라는 저자는 이 대목에서 두루뭉술이 다소 과하다.
엘리샤 루미스는 <The Pythagorean Proposition>에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하는 367가지 방법을 실었다.
루이스가 다루지 않은 방법까지 헤아리면 대략 400가지.
유클리드, 아인슈타인, 미국 대통령 가필드 등등.
경남대 박부성 교수도 그 중 한 명.
[3]
(p.22)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가장 신임하던 부하 소로리 신자에몬이 공을 세우자 포상으로 무엇을 바라는지 물었습니다.
해서, 다다미 100장짜리 방에서, 첫째 다다미에는 쌀 한 톨, 둘째 다다미에는 쌀 두 톨, 그 다음에는 네 톨. 그렇게 두 배씩, 두 배씩.
그리고 나서 시시한 요구네 했던 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포상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고서 깜짝 놀란다는 스토리.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소로리 신자에몬의 일화를 언급하는 일본 책들이 가끔 있는 걸 보면, 일본에서는 이 일화를 자기네 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라 믿는 자들이 나름 있는 모양. 그러나 이 이야기의 배경은 6세기 인도 혹은 페르시아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도의 발힛 왕 혹은 페르시아의 왕. 그리고 체스를 발명한 어느 현자.
16세기 사람인 소로리 신자에몬이 마침 체스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를 진즉 알고서 무식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골려먹으리라 작정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면 나름 심상치 않은 도발을 감행한 셈.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무식했기에 망정이지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이 일화를 알고 있었더라면 자기를 놀리는 부하를 가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64칸짜리 체스판으로도 왕이 기겁을 했는데, 다다미 100장을 들이댔다고 하니.
[4]
(p.26) 수학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분과 적분은 토지를 측량하고 면적을 구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라이프니츠와 뉴턴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
저자는 틀린 소리를 가끔 하는데, 중선 정리가 파푸스의 작품이라 주장하는 대목이 가장 압권.
교육부는 파푸스 중선 정리를 아폴로니오스의 정리라 고쳐 부를 생각은 전혀 없는 눈치인데, 잘못을 바로잡으면 무슨 난리라도 난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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