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지식하우스. 2019.9.20 초판 1쇄.
[1]
(p.85) 이렇게 세상이 급변하는데도 한국 학교에서는 여전히 시험을 위한 수학 이상의 것을 가르치지 못한다.
의문의 여지 없이 이 나라 공교육의 목표는 변별에 있다.
학교는 교육은 받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시스템이 배출한 ‘인적 자원’의 수요자에 철저히 집중한다.
고등학교는 대학 입결을, 대학교는 취업율을 자랑한다.
이 땅에서 명문대란, 그저 장차 먹고 살기에 좀더 수월한 대학을 이르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이 무너지니 공동체도 조용히 허물어내리는 중. 끝없이 추락하는 출산율이 모든 것을 방증한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각오로 공멸의 길로 치열하게 돌진 중.
[2]
(p.109) 토론식 수업을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두렵게 느낄 것이다. 우리는 한국에서 늘 정답이 있는 문제에 대해 정답과 가장 근접한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시스템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회에 나가서도 동료의 시선, 상사의 평가를 의식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말을 평가하고 검열한다. 주관적인 의견을 묻는 말에도 이게 과연 상대가 원하는 답인지 눈치 보느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다.
하버드의 토론식 수업에서는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을 표현할 줄 알고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할 줄 아는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단다. 이 나라 학생들은 제 생각을 밝혀본들 끝이 그리 좋지 않더라는 경험 하나씩을 품고들 사는데.
압축성장을 자랑 삼는 독재 시절의 교육은 미래 세대를 철저히 파탄냈다. 그 시절의 교육을 받고 자란 지금의 기성세대 역시 딱 그런 수준.
[3]
(p.134) 학습량을 줄이면 사교육비가 줄어든다고? 그럼 얼마나 줄이면 될까? 덧셈, 뺄셈만 가르치면 되나? 내 생각에는 덧셈, 뺄셈만 가르친다 해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12년 동안 덧셈, 뺄셈 과외를 받고 학원을 다닐 것이다.
변별이 살아있는 한 교육 내용과 사교육비는 별 상관이 없다. 전두환은 학습량을 줄인 게 아니다. 그저 사교육을 때려잡은 거지.
[4]
(p.153) $-1 \lt a \lt 3$일 때, $ |a+1| + |a-3|$을 간단히 해라.
저자는 ‘원점으로부터의 거리’라 정의된 절댓값이 음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이 예제를 실었고, 해서, 식에 들어앉은 절댓값들을 부호를 고려하며 조심스레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 말마따나 수학이 정의로부터 시작하는 학문이라면, 마침 $a$라는 점이 $-1$과 $3$ 사이에 있는 것이 자명한지라, 식에 담긴 뜻인 “$a$와 $-1$ 사이의 거리와 $a$와 $3$ 사이의 거리를 더하시오”는 절댓값을 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 자체 그대로 $4$일 수밖에 없는 상황.
[5]
(p.178) 유대교 전승에 노아가 하나님께 처음 방주를 지으라는 명령을 듣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나무를 심는 거였다.
흥미로운 대목이라 관련 내용을 좀 뒤져보았으나, 세월이 켜켜이 쌓인 탓인지 사안이 그리 간단치만은 아니한 모양.
[6]
(p.208) 답을 맞히는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떤 수학적 원리를 사용했는지 아는 것이다.
학교 수학이 저지르는 최대 실책. 터무니없는 주객전도. 답은 정말이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원리를 알고 또 쓸 수 있는지가 핵심 중의 핵심.
추천도서 혹은 자료: 이시도어 드레슬러Isidore Dressler <대수학Algebra>과 <기하학Geometry>. 로버트 블리처Robert Blitzer <미적분학 기초Precalculus>. 제임스 스튜어트James Stewart <미적분학Calculus>. 데이비드 디에스David Diez <고등 수학 통계 심화편Advanced High School Statistics>(free PDF at open.umn.edu/opentextbooks) AMC 기출 문제 at artofproblemsolving.com 우타 메르츠바흐Uta Merzbach & 칼 보이어Carl Boyer <수학의 역사A History of Mathema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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