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사, 2013.11.20 초판 1쇄
[1]
(p.7) <대학으로의 수학>이라는 어려운 월간지가 있었는데, 그것을 아주 좋아해서 하루에 한 문제씩 조금 어려운 문제를 아침부터 밤까지 생각했습니다. 가슴에 항상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넣고 다녔던 셈입니다. 해답은 절대 보지 않았는데, 가장 길었을 때는 1년간 보지 않은 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자는 도쿄대 출신의 도쿄대 교수. 문제와 끈질기게 씨름한 어린 날의 기억은 수학 좀 한다는 사람들의 공통된 일화. 저자는 1년을 버텨봤더란다.
대개는 길어 봤자 몇 분 남짓이어서, 풀이가 막힌 지 5분쯤 되면, ‘자, 이제 어디 한번 풀이를 확인해 볼까요’ 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 마련.
[2]
(p.26) 머릿속에서 생각만 뭉게뭉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뱉어내도록 하세요. 손을 움직이거나 몸을 움직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도 몰라서 막혔을 때 움직여보세요. 몸을 움직여서 내뱉음으로써 뭔가 눈에 보이는 어떤 모양으로 나타내보세요.
난제를 대하는 자세. 구체적인 경우를 살피거나, 극단적인 사례를 떠올리거나. 오카베 츠네하루의 말마따나 손끝을 생각하는 기능의 일부분으로 활용하는 기술.
[3]
(p.27) 출발점에서 도중에 가는 길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다른 연결된 길로 퐁 하고 날아갈 수 있을까 어떨까 하는 데에는 직관이 필요합니다. 수학을 잘하려면 논리뿐 아니라 직관이 있어야 합니다. 옛날부터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논리가 있었을 리 없고, 수천 년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거쳐서 하다보니 잘되었다는 식으로 수학은 생겨났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처음부터 모두 매끄럽게 풀었던 것이 아닙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하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물으시니 답답하오이다를 읊던 장금이의 경지. 안다는 것은 때로는 그런 것.
만장일치까지는 아닐지라도 대개의 대가들은 직관 혹은 이미지에 후한 점수를 매긴다. 저자도 그 중 한 사람.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산이나 기호, 공식에 매몰되지 않고 수학의 골격을 이루는 부분에 대해 ‘왜 그런가’ 생각해보는 것이 논리와 직관을 키워주고 큰 이미지를 파악하는 데 힘이 되리라 조언하고 있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수학을 본격적으로 접하는 고교 과정에서 그런 경험을 갖는다는 것이 좀처럼 쉽잖은 게 현실.
어차피 잊고 말 쓸모 없는 것들에 청춘을 바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를 도무지 모른다.
[4]
(p.79) ‘흔들흔들’을 나타내는 함수가 바로 삼각함수입니다. 진동하는 듯 운동하는 경우 반드시 답의 일부에 삼각함수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습니다.
복소수의 세상에서는 빙글빙글.
[5]
(p.84) 여러분이 느낀 생각을 식으로 번역할 수 있다면 승리한 것입니다.
서술의 담백함이 심히 과하다. 세상 모든 연구원들의 꿈. 말 그대로 ‘승리’. 이게 안 돼서 박사 과정을 수료 타이틀로 마감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6]
(p.214) 나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인류 사회 시스템의 마지막 형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스템은 모든 것에 있어서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 구조로 성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여러 가지 사회문제는 경제성장을 통해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것에 안달이 나서 기를 쓰고 있습니다. 경제평론가와 정치가가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문제시하고, 어떻게 하면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등의 논의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장 일변도의 시스템은 지구가 유한이므로 언젠가는 파괴됩니다.
흔들흔들의 맥락에서 문득 등장한 대목. 궁극은 아무래도 통하게 마련인 모양.
'책 > 410.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0 [G. 폴리아]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 (0) | 2020.01.12 |
---|---|
410 [남운기] 수학 잘하는 법 (0) | 2020.01.11 |
410 [김도사] 혼자수학공부법 (0) | 2020.01.06 |
410 [고바야시 미치마사] 3일만에 읽는 수학의 원리 (0) | 2020.01.05 |
410 [한석원] 티치미 수학의 힘 (0) | 2020.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