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21) 썸네일형 리스트형 410 [박구연] 독학 수학 지브레인. 2014.11.25 초판 1쇄. [1] (p.109) 배반사건은 두 사건이 교집합이 없는 독립 사건이어서 교집합이 공집합인 사건이다. 학원에서 7년간 수학을 가르친, 통계학 석사 출신인 저자가 ‘독립’과 ‘종속’을 몰랐을 리 없다. 저자는 그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는’이라는 뜻을 담은 낱말을 찾다가 문득 ‘독립’이라는 입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말하는 ‘독립’이란 두 사건이 서로의 발생 여부에 철저히 무심할 때를 이르는 말이다. 해서, 서로의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반사건’이야말로 두말할 것도 없이 강력하고 강력한 종속적 사건. 325 [김범준] 회사어로 말하라 비즈니스북스. 2011.10.25 초판 1쇄. [1] 회사와 싸우지 말고 회사가 당면한 문제와 싸워라. 저자가 말하는 ‘회사어’란 ‘회사에 잘 보이기 위한 말’. 요컨대 머슴살이 노하우를 책으로 쓴 것인데, 그마저도 실질적인 머슴살이 노하우가 아니라, 주인장한테 잘 보이는 노하우인 셈. 이런 책을 실명으로 출간한 저자의 용기는 실로 가상하나, 이런 소재로 책을 쓸 작정을 한 저자의 처지는 아무래도 처량스럽다. 404 [오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웨일북. 2019.7.19 초판 1쇄. 2019.7.31 초판 2쇄. [1] (p.133)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부르는데, 우리 조상들이 흰옷을 입은 건 패션 센스가 남달랐기 때문이 아니라 염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권력자는 늘 색을 사용했다. 책은 도끼다. 책이 강력한 도끼질이 되어 아둔한 정신을 깨우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겠나. 해서,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는 낱말을 별다른 의문 없이 ‘여백의 미’ 혹은 ‘한恨’ 같은 낱말들과 함께 우리네 한민족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다면, 이런 문장은 문득 도끼가 된다. 아하, 그렇구나. 사극에서 관리들이 붉고 푸른 옷을 입은 것을 보면서도 정작 우리 조상님들이 염색할 여력이 없어서 흰 옷을 입고 생활했다고는 생각조차 못했구나! 아, 나.. 029 [김병완] 오직 읽기만하는 바보 브레인스토어. 2013.9.6 초판 1쇄. [1] 학교 교육은 정답이 하나인 가상 세계를 만들어 놓고, 그 정답을 찾고, 암기하고, 기억하는 단순하고 어이없는 공부법을 강조한다. 대학교까지: 문제와 정답을 동시에 알려준다. 정답을 가린 채, 앞서 알려준 정답을 가장 똑같이 재현해 내는 사람이, 일등. 석사: 문제를 알려준다. 가장 그럴듯한 해법을 제시한 사람이, 일등. 박사: 상황이 주어진다. 가장 적절한 모델링을 제시한 사람이, 일등. Fast-follower를 꿈꾸는 나라다 보니 석사나 박사 쪽 교육은 관심도 재능도 없다. 대학교 수준에서 법률의 해석 방법을 달달 익힌 율사들에게 공동체의 운영 혹은 운명을 맡기는 나라. 딱 그만큼. 802 [백우진] 글은 논리다 필맥, 2011.07.20 초판 1쇄. [1] (p.61) ‘때문’과 ‘까닭’은 둘 다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데 쓰인다. 그러나 용례는 상반된다. ‘때문’은 읽는 순서대로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므로 ‘어떤 원인 때문에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쓰인다. 반면 ‘까닭’은 ‘이런 결과가 발생한 까닭은 어떤 원인’이라고 쓰인다. 원인과 이유는 한자어. 때문과 까닭은 우리말. 한자어보다야 우리말을 쓰는 쪽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나. ‘때문’에는 왠지 부정적인 어감이 묻어 있어서 어지간하면 ‘까닭’을 쓰려는데 용법이 사뭇 까다롭다. ‘때문’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풀이는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 ‘까닭’의 뜻풀이는 ‘어떤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 아쉽지만 나는 이 차이를 구별해 쓸 깜냥이 못 된다. [.. 181 [민인식] 화내는 당신에게 위즈덤하우스. 2012.1.15 초판 1쇄. [1] 인간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만 분노를 느낀다. 분노란 욕구의 그림자요 집착의 결과다. 욕구와 집착이 좌절되고 무시되면 그 뒤에는 반드시 분노가 따른다. 분노는 흔히 같은 지점에서 거듭 되풀이되는데, 욕구라는 것이 감추고 억누른대서 사라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런 분노에도 나름의 순기능은 있어서, 화를 내기에 혹은 화를 참기에 몰두하는 대신, 화가 나는 이유를 곱씹을 수만 있다면 내면의 욕구를 성찰하기에는 최적의 여건. 톨스토이의 말마따나 행복은 대개 비슷하고 불행은 저마나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하겠으나, 결국은 소유와 관계에 대한 갈망 혹은 불안. 무리 지어 살던 동물 출신인 탓이다. 싯다르타의 깨달음으로부터 2500년. 다.. 410 [고봉익] 수학 공부 잘하는 스타일은 따로 있다 한스미디어. 2008.03.24. 초판 1쇄. [1]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수학을 평면적으로 공식을 외우고 또한 외운 공식을 기계적으로 문제에 적용하는 패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게 될 경우 기본적인 문제나 확인 문제 수준에서는 크게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약간 응용된 문제를 접하면 눈이 휘둥그레지고 마음이 쪼그라들죠. 분명 난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문제는 잘 안 풀릴까? 왜 항상 문제가 새롭지? 이런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가 ‘난 수학에 소질이 없나 봐’, ‘수학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수학을 공부할 때는 단순히 공식을 암기해서 풀기보다는 개념의 핵심을 .. 335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2007.3.7 초판 1쇄. [1] 약자와 강자 사이에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 이 원칙이 작동해야 건강한 공동체다. 지금 이 나라는 정반대의 기재가 작동하는 듯. 법은 분명 강자의 이익을 충실히 수호하는데, 약자는 강력히 자유를 요구한다. 다양한 능력이 공동체의 번영에 기여하기를 꿈꿨던 ‘수시’ 제도는 몇몇 미꾸라지가 물을 된통 흐린 탓에 줄세우기로 회귀하는 분위기이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공동체의 관리자이기보다는 철밥통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 가난에 겨워 스스로 생을 끊은 가족의 기사와 농민들이 제 값을 받겠다고 논을 갈아엎는 기사가 나란히 실리는데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야 유토피아가 도래하리라는 허구는 맹렬히 창궐 중.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41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