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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 2015.6.3 초판 1쇄. 2015.8.28 초판 7쇄.
[1]
(p.129)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알려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난 어디든 상관없어.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잖아?
어딘가에 도착하기만 하면 돼요.
그럼, 넌 분명히 도착할 거야. 계속해서 걷다 보면 말이야.
어른이 되어 읽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저자는 이 대목이 가장 인상 깊었단다. 같은 책을 읽었던 나는 양복을 차려 입은 토끼가 바쁘다 바뻐를 외치며 구멍 속으로 뛰어드는 이미지만 어렴풋이 남아 있다.
한 책에서 다른 책을 인용하는 대목 중에서, 마침 읽어 본 책임에 분명한데 ‘응? 이런 대목이 있었던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확증편향의 작동일 수도 있고, 아는 만큼 보인 걸 수도 있고.
[2]
(p.165) 설령 기차가 느려도 움직이고 있다면 어디에든 도착할 수 있다.
‘어디에든’이 문득 ‘어딘지는 몰라도’로 읽힌다. 저자는 당연히 ‘얼마나 멀든’의 뜻으로 썼다.
간결한 비유는 빈틈을 만든다.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이끼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성실을 칭찬하는 문장도, 변덕을 타박하는 문장도 되니, 언어란 참 미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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