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410.수학

410 [차오름] 수학은 언어다

반응형

지혜의숲. 2015.4.15 초판 1쇄.

 

동네 도서관들은 대개 한국십진분류법(Korean Decimal Classification; KDC)에 따라 서가를 나누고 책을 정리한다.

       책의 고유번호인 ISBN과는 달리, KDC는 도서관에서 자체적으로 부여하는 것이어서, 어떤 책에 무슨 KDC를 부여했는지 살피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부장판사의 일상을 기록한 <판사유감>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사법제도 및 소송법을 다룬 법학서적(367)’이라 보는 반면, 서울도서관은 ‘르포르타주 형식의 한국문학(818)’이라 생각한다.

       KDC 분류가 혹시 해당 도서관을 총괄하는 사서의 관점 혹은 해당 도서관의 성격을 투영하는 것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시립이나 구립 도서관쯤 되면 그저 KDC 분류를 담당하는 외주 업체의 작업 결과물일 뿐 사서의 주관 같은 것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시차를 두고 거듭 입고된 인기 도서가 서로 다른 KDC를 부여받는 바람에 멀찍이 떨어진 서가들에 나눠 꽂혀 있기도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생뚱맞은 KDC가 부여된 책은 어떤 이의 주관이라기보다는 업무 폭주에 따른 작업 오류라 보아 마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KDC를 달고 있는 책을 보면 기름덩어리만 둥둥 떠 있는 오십 원짜리 갈비를 앞에 둔 김수영만큼이나 분개가 차오른다.

       예를 들면, 이 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