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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 2017.6.27 초판 1쇄.
[1]
(p.18) 언젠가 수학자 라울 보트가 한 학생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어떤 수학책이나 논문을 읽거나 수학 강의에 들어갈 때마다, 그 글이나 강의의 중심 내용보다 더 넓은 범위의 수학적 문제에 응용될 수 있는 무언가 아주 구체적인 것(작아도 되지만,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예시를 함께 들어 주었더라면 한결 좋았으련만.
[2]
(p.19) 소수는 자연수 사이에서 마치 잡초처럼 자라고, 우연의 법칙 외에는 어떠한 다른 법칙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누구도 다음 소수가 어디서 불쑥 솟아날지 예측할 수 없다.
돈 자이에의 <처음 오천만 개의 소소>를 인용한 대목인데, 글쎄, 적당한 비유인지는…
소수는 자연수 사이에서 불쑥 솟아났다기보다 자연수들이 눕는 바람에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에 가깝다.
뻣뻣한 자연수로 무성한 밭을 톱니 달린 롤러로 평평하게 고르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톱니의 간격이 한 칸이라면 롤러를 한번만 밀면 밭이 평평해 지겠지만, 우리의 롤러는 톱니 간격이 하필이면 두 칸. 해서, 롤러를 밀고 나면 자연수는 하나 걸러 하나씩 단정하게 눕는다.
어쨌거나 밭을 다지기로 작정을 했으니 맨 앞에 선 자연수를 눕히고 봐야겠지. 해서, 일단 맨 앞자리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3을 눕힐 수 있는 롤러를 들고 나서야 한다. 이번 롤러는 톱니 간격이 셋. 그러고 나면 다섯, 그 다음은 일곱….
이런 전략은 실상 도무지 신통치가 않아서, 롤러의 톱니 간격은 점점 더 넓어지고, 롤러를 밀고 또 밀어도 빳빳이 선 자연수는 사라지지 않는다.
자연수와 롤러. 이런 생각의 끝자락에 쌍둥이 소수의 무한성의 비밀이 놓여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품은 지 오래. 짐작컨대 쌍둥이 소수를 제곱한 구간 안에서 밀고 또 밀어도 고개를 빳빳이 든, 쌍둥이 소수를 적어도 한 쌍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찾고, 또 찾고, 또 찾고. 해서, 무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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