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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420.물리학

420 [손영운] 우선순위 물리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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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담어린이. 2010.1.5 초판 1쇄. 2010.8.15 초판 2쇄.

 

 

[1]

 

(p.164) 기원전 600년 무렵, 그리스의 위대한 자연 철학자 탈레스는 헝겊으로 호박을 닦다가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단다. 주위의 작은 먼지들이 호박에 계속 달라붙는 거야. 당시의 사람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호박 속에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여겼어. 하지만 탈레스는 뭔가 끌어당기는 힘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 그렇지만 그는 그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했어.
       그로부터 2000년 뒤, 영국의 의사 길버트가 호박이 먼지를 끌어당기는 신비한 현상을 보고, ‘전기electricity’라는 이름을 붙였어. 그리스어로 호박을 일렉트론elektron이라고 하거든. 그리고 길버트는 호박뿐만 아니라 유리 막대, 종이, 고양이 털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하지만 그 역시 그 원인을 찾지 못했어. 그러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이 이 현상에 대한 원인을 밝혀냈단다.

결국 정전기가 전하의 이동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밝혀낸 주인공은 벤저민 프랭클린. 탈레스도 그렇고 길버트도 그렇고 현상은 관찰했으나 정작 영문은 몰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기electricity라는 이름에는 그 두 사람의 손때가 잔뜩 묻었으니.

       따지고 보면, 2600년 전의 탈레스는 호박에 먼지가 달라붙는 현상이 영혼 때문이 아니라 어떤 힘 같은 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 게 전부. 사소한 갸우뚱은 2000년을 살아 남아, 윌리엄 길버트가 1600년에 쓴 <자석, 자성체, 거대한 자석 지구에 관하여>에 기어이 기록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번개가 치는 날 연을 들고 나선 프랭클린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탈레스와 길버트가 명성을 앞세워 뜻밖의 재미를 톡톡히 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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