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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370.교육학

373 [전인덕] 사교육 없이 서울대 가는 수학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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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북스. 2020.1.21 초판 1쇄

 

 

[1]

 

(p.237) 고등학교 때 나는 전 과목을 열심히 공부했다. 전 과목 성적이 좋아야 수시에 유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기과목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기술 가정 범위는 꽤나 넓었다. 책 맨 앞에는 표지가 있다. 표지를 한 페이지만 넘기면 부록과 같은 느낌으로 컴퓨터의 역사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다. 분명 시험 범위는 처음부터 특정 페이지까지였다. 그래서 첫 페이지의 컴퓨터 연대기를 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수업시간엔 배운 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는 혹시 몰라서 그 표를 통째로 외웠다. 외우는 것은 귀찮고 힘이 들었다. 게다가 거의 나올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부분이었다.
       결국 시험엔 그 문제가 나왔다. 덕분에 주위에서 나만 그 문제를 맞았다. 친구들은 어떻게 그 표를 외웠냐면서 나를 대단하게 쳐다봤다. 그때부터 시험공부는 편식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심한 대목.

       저자는 서울대학교 수학과 출신. 서울대학교를 갈 만한 지능이라도 비판적 사고력은 하찮을 수 있다는 강력한 방증.

       저자로서야 어린 시절 공부의 방향성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겠으나, 중앙고등학교 기술 가정 담당 교사는 교직자로서의 자질이 전혀 못 된다.

       변별이 아무리 중요하기로서니, 제가 맡은 교과목에서 어떤 내용이 중요한지도 제대로 짚어주지 못하는 작자를 선생이라 부르기는 민망스럽다.

       철없던 시절 점수 따는 재미에 정신이 팔렸더라도, 다른 친구들은 모두 틀린 문제를 혼자 맞혀서 우쭐했더라도, 수업시간에는 다루지도 않았던 내용이 시험에 출제된 것에 대해, 이 나라 공교육이라는 것이 전인교육이고 뭐고 그저 변별에만 목숨을 거는구나, 어렴풋이나마 언짢은 기분이 들어야 마땅잖겠나.

       하기사 그 변별에 편승해 수험생이라면 한번쯤은 꿈꾸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으니, 저런 사태에도 뭐 그리 대단한 문제의식이 있었겠나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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