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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구로자와 도시아키] 편의점에서 배우는 수학 명진출판사. 2005.7.7 초판 1쇄. 2010.3.30 초판 9쇄 [1] 비를 알고 있는 선분이 균형이 잡히도록 삼각형의 꼭지점에 추를 단다. 이제 꼭지점에 달린 추의 무게의 비가 결정되었지? 그 다음에 이 추를 이동시키면 비가 구해지는 거지. 삼각형 속 내분점의 정체를 밝히는 깜찍한 테크닉. 등적변형과 물리 세계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 [2] 아무래도 수학 전공자들 스스로 수학은 딱딱하고 지루하다 여기는 모양. 픽션을 제대로 꾸려나갈 깜냥도 못 되는 주제에, 소설이나 희곡의 형식을 빌린 수학 교양서들이 적잖은 걸 보면. 대상이 되는 독자층의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경향이 심해지는데, 혹여 픽션의 힘을 빌리면, 수학책이라면 손도 대지 않던 사람도 한번쯤은 펼쳐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이겠으나, 전하고 싶..
001 [최재천] 통섭적 인생의 권유 명진출판사. 2013.3.11 초판 1쇄 [1] 내가 어렸을 때 내리던 장맛비는 지금처럼 양동이로 쏟아붓는 장대비가 아니라 그저 질척질척 지겹도록 오래 내리던 그런 비였다. 그러던 한반도에 언제부터인가 걷잡을 수 없는 열대의 장대비가 내리쏟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열대의 토양은 그리 비옥하지 않다. 구멍이 숭숭 나 있는 흙이라서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붓는 빗물에 영양분이 곧바로 쓸려 나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대 지방 토양은 기본적으로 진흙이다. 물이 빨리 빠져나갈 수 없는 토양 위에 야속한 열대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가는 우리나라에 집중 호우는 점점 더 자주 쏟아질 것이고, 물난리는 연례행사처럼 계속될 것이다. 아스팔트와 보도블럭..
410 [고바야시 미치마사] 머리가 좋아지는 수학적 발상 공부법 자음과모음. 2000.9.1 초판 1쇄 [1]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수학을 싫어하게 된 것은 여러분의 책임이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의 책임이다. 이런 의견에 수학 교사들은 어떤 반론을 제기하려나. 제기할 반론이 있기나 할지. [2] 미분방정식을 푼다는 것은 어느 양의 변화 법칙에서 양 그 자체의 법칙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미분방정식은 국소적인 법칙을 나타내며 미분방정식을 풂으로써 대국적인 법칙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이해하면 기초적인 정리인 ‘증명’은 나중에 관심이 생겼을 때 보면 된다. 흥미가 생기지 않으면 다시 돌아볼 필요는 없다. 후에 다시 본다고 하여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으며 대략의 줄기만 이해한다면 충분하다. 본..
410 [알렉스 벨로스] 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 까치글방, 2011.11.15 초판 1쇄. 2011.12.15 초판 2쇄 [1] (p.18) 아마존의 문두루쿠 부족은 “하나”, “둘”, 그리고 “많다”만 셀 줄 안다. 다섯까지 셀 줄 아는 문두루쿠 부족은 상대적으로 세련된 사람들이다. 아이가 여섯 명 있는 문두루쿠 사람에게 ‘당신은 자녀가 몇 명입니까?’라고 물으면? “‘모릅니다’라고 대답할 겁니다. 표현이 불가능하니까요.” 문두루쿠 사람은 첫 아이를 세고, 둘째 아이를 세고, 셋째, 넷째, 다섯째 아이까지 센 뒤, 더는 셀 수 없어 머리를 긁적이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는 아이를 센다는 생각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사실 뭔가를 센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문두루쿠 사람이 왜 자식의 수를 세고 싶어하겠습니까?” 공동체의 모든 어른들이 함께 아이들을..
029 [이지성] 독서 천재가 된 홍 대리 다산라이프. 2011.8.29 초판 1쇄 [1] 성공은 철저하게 내 힘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애처로운 결말. 저자의 밥벌이에 부합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독서 천재의 지향이 공동체고 나발이고 개나 주자는 결론이라니. 독서를 세속적 성공과 연결지을 수밖에 없는 ‘책 공장’의 한계. 출판사의 제안에 유럽 여행을 나서던 유시민의, 그들은 어떻게 더 자유롭고 너그럽고 풍요로운 사회를 이루었는지 답을 찾으려 애썼고 그곳에 가서 들어보고 싶었노라는 독백이, 독서 천재의 깨달음보다 한결 깊다. [2] 짐작컨대 저자 스스로의 투영일듯한 이지후라는 캐릭터는 나름 달관의 이미지. 독자들에게는 치열함을 주문하면서 스스로는 달관을 지향하다니, 이 무슨 모순.
410 [나동혁]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지상의책. 2019.9.20 초판 1쇄 [1] 저자는 유클리드의 첫 문장을 두 번 인용한다. 한번은 “점은 쪼갤 수 없는 것이다”(p.21)라고. 또 한번은 “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p.77)라고. 당연히 출신 배경이 같은 문장이니 애써 읽으면 하나의 문장이라 여길 수야 있겠으나, 두 문장 사이의 뉘앙스에는 분명 미묘한 차가 있다. 응당 본디 문장이 궁금할 수밖에. 공신력 있는 번역본의 첫 문장을 당장 확인할 방법이 마땅찮아, 차선책 삼아 영문을 뒤져 보니, 유클리드는 첫 문장에 “A point is that of which there is no part”라는 의미를 담았던 모양. 요컨대, 둘째 인용이 직역이요, 첫째 인용이 의역인 셈. [2] (p.102) 파이 어머니는 자신의 손바닥으로 가슴을 짚..
029 [최승필] 공부머리 독서법 책구루. 2018.5.3 초판 1쇄. 2018.8.15 초판 4쇄 [1] (p.62) 말은 우리 유전자 속에 프로그래밍된, 타고난 능력입니다. 반면 글 읽기는 타고난 능력이 아닙니다. 글은 인위적으로 배워야만 익힐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현생 인류가 등장한 것이 20만 년 전인데 문자가 만들어진 것은 기껏해야 6천 년 전의 일이니까요. 우리 뇌에는 읽기를 관장하는 영역이 따로 없기 때문에 글을 읽으려면 뇌의 여러 부위가 축구 경기를 하듯 팀플레이를 펼쳐야 합니다. 후두엽은 눈으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측두엽에게 패스합니다. 측두엽은 시각 정보를 재빨리 표음 해독합니다. ‘사람’이라는 글자를 사람이라고 읽는 식으로 말입니다. 측두엽으로부터 해독한 글자를 넘겨받은 전두엽은 그 글자의 의미를 추론합니..
388 [주강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서해문집. 2018.5.1 초판 1쇄 [1] (p.58)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 문간에 두르는 새끼줄을 금줄 혹은 인줄, 검줄이라고 한다. 빈부의 격차, 신분의 고하, 지방의 차이를 막론하고 누구든 출생하면 금줄과 인연을 맺는다. “아들이요, 딸이요?” 하고 따져 물을 것도 없다. 대문에 내걸린 새끼줄이 말해준다. 빨간 고추가 걸리면 아들, 솔가지만 걸리면 딸이었으니 금줄은 그야말로 탄생의 상징과 기호였다. 고추의 유래에 대한 역사학계의 통설은 임란 이후 일본 전래설. 1984년 한양대 이성우 교수가 ‘고추의 역사와 품질 평가에 관한 연구’에서 처음 주장했다는데, 해서,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도 고추의 임란 이후 일본 전래설을 묻는 문제가 간혹 출제된다. 그렇기는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