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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닐 브라운] 11가지 질문도구의 비판적 사고력 연습 돈키호테. 2010.1.15 초판 1쇄. [1] 우리는 물리적 세계의 차원에 대해서는 광범위하게 일치된 의견을 갖는다. 따라서 물리학에서는 종종 ‘올바른 대답’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행동에 관한 질문은 다르다. 우리는 종종 어떤 행동이 왜 또는 언제 일어날지에 대해 재치 있는 추측 이상을 할 수가 없다. 인간의 행동에 관한 많은 질문에 대해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일 수밖에 없다. 일단 우리의 신념이 확실성이 아니라 확률에 근거한다는 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우리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추론에 훨씬 더 개방적일 것이다. 결국, 우리의 믿음이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물리적 세계와 인간 행동을 대비시키면 인간 행동에 관해서는 ‘올바른 대답’이 있기 어렵다는 점을,..
160 [레슬리 레벤] 써먹는 서양 철학 진선출판사. 2011.10.25 초판 1쇄. [1] 인간은 누구나 자기 상상력의 한계를 세상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다들 그리 살다 가는 것. 그러니 너무 으르렁댈 것 없다. [2] 진리는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경험이 아닌 직관에 의존해서는 단지 기존의 편견을 강화시킬 뿐이다. 묘한 상황. 확증편향을 넘어서는 유일한 수단이 경험이란 소린데, 이쪽에는 일반화의 오류가 도사린다. [3] 역사는 항상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의 발견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정치적 행위는 아무리 선의에서 우러났다고 해도 항상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좌충우돌. 우당탕탕. 인간들이란 대강 그런 것. 문득 떠오르는 구절은 much ado about nothing.
151 [김상태] 도올 김용옥 비판 옛오늘. 2007.8.20 초판 1쇄. [1] 날고 기는 현학이 아니라 어떤 권위나 선입견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명한 상식과 정신이 핵심이다. 가장 밑바탕이 되는 자세는 어떻게든 제 머리로 생각하겠다는 의지. 지식은 부풀어오르는데 지혜는 쪼그라드는 것은 제 머리로 생각하려는 의지들이 약해진 탓이다. [2] 사람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배하는 경험을 해보아야 한다. 명료하지 못하고 주관적이어서 전달에 실패하거나 빈틈이 많아 반론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자신은 옳고 멋지다 믿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한심했다는 좌절을 느껴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은 조심성을 배우고 엄밀한 준비성을 체득한다. 어떻게든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려 애쓸 것이며 생각이나 말을 전개할 때 되돌아올 문제나..
138 [앨런 소칼] 지적 사기 한국경제신문사. 2014.1.10 초판 1쇄. [1] 원제는 . 뉴욕대학교 물리학 교수인 앨런 소칼의 패러디 논문 “경계의 침범: 양자중력의 변형해석학을 위하여”는 1996년에 “소셜 텍스트”에 게재됐고, 원서의 카피라이트는 1998년, 우리말 번역서는 2000년이 초판. [2] 개인적으로 워낙 낯익은 책인데, 통독을 하지는 않았다. 일단 지은이들이 ‘헛소리’를 입증할 목적으로 인용한 글들이 워낙 난해한 헛소리인데다가, 애써 읽어봤자 결국 헛소리를 공들여 읽게 되는 탓이다. 흔히 거짓 권위를 폭로하는 점잖은 저자들이 그렇듯이, 지은이들 역시 인용된 대목이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워낙 수고롭게 논증하고 있는데 그 역시 한참을 읽고 나서 얻게 되는 결론이래야 ‘인용된 대목은 헛소리인 게 확실합니다’일..
121 [대니얼 데닛]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동아시아. 2015.04.20 초판 1쇄. 2015.05.08 초판 2쇄. [1] 맨손으로는 목공일을 하기 힘들고 맨뇌로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흥미로운 비유. 다만 비유들이 대개 그렇듯 엄밀함과는 거리가 있다. [2] 나는 똑똑한 학부생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지 못하면 실은 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늘 생각했으며, 어떤 글을 쓰든 이 원칙을 지켰다. 저자는 ‘똑똑한’이란 수식어로 슬쩍 방어막을 친다. 여튼, 이런 생각을 가졌던 또다른 유명인사는 물리학자 파인만. 파인만은 스핀 2분의 1인 입자들이 어째서 페르마-디렉 통계를 따르는지 학부 1학년을 상대로 강의하려다가 “도저히 할 수 없어. 1학년 수준으로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 이것은 우리가 아직도 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
114 [데이비드 호킨스] 의식 혁명 판미동. 2011.9.2 초판 1쇄. 원제는 . 누군가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 나로서는, 글쎄…. [1] 에고가 무無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존재에 매달릴 때 공포의 순간이 뒤따릅니다. 몇몇 낱말은 왠지 어색하다. 주장을 위해서는 이런 전제가 불가피했는지도.
104 [한병철] 피로사회 문학과지성사. 2012.3.5 초판 1쇄. [1] 지난 세기는 면역학적 시대였다. 즉 안과 밖, 친구와 적, 나와 남 사이에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진 시대였던 것이다. 냉전 역시 이러한 면역학적 도식을 따른다. 면역학적 행동의 본질은 공격과 방어이다.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전 사회를 장악한 이러한 면역학적 장치의 본질 속에는 어떤 맹목성이 있다. 낯선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면역 방어의 대상은 타자성 자체이다. 아무런 적대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타자도, 아무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타자도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래종이란 그 존재만으로도 가끔은 위험한 것. 면역학적 시대라는 대단한 수사 이전에 ‘지구촌’이라는 낱말이 묘사하던 세상. ..
070 [손석춘] 신문 읽기의 혁명 개마고원. 1997.02.13 초판 1쇄. 2006.03.02 재판 8쇄 [1] 이 책의 목적은 간단명쾌하다. 올바른 신문 읽기란 곧 ‘기사 읽기’를 넘어서 ‘편집 보기’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그것이다. ‘편집 보기’가 중요한 이유는 단 하나: 독자든 시청자든 편집을 통해 걸러진 내용을 제대로 분별해 내지 않으면, 한 편집자의 가치판단에다 자신의 머리를 고스란히 내맡기는 꼴이 되고 만다. 기자 출신으로 대학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저자는 신문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이야기들이 대개 이런 모습을 한다. 편집하는 쪽의 입장을 담은 책은 고경태의 . [2] 기사의 서두나 말미에 이름을 밝히고 있는 취재기자가 기사 제목을 정한 뒤에 기사를 써나간 것이 아니다. 신문은 제목을 정한 뒤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