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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복대원] 쌤, 부자가 되고 싶어요 2015.05.15 초판 1쇄. [1] “돈이 얼마 정도 있으면 만족하겠습니까?” “음… 한 50억 정도… 아니, 100억이면 만족할 것 같아요.” “100억은 정말 큰 돈이죠. 100억이면 빌딩 한 채도 살 수 있죠.” 100억이 있으면 빌딩을 산댄다. 그런데, 빌딩을 사서 뭣에 쓰려고? 진정한 부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자던 저자는 부동산을 대단한 재산으로 여기는가 본데, 큰 돈을 가진대도 쓸 곳은 막상 딱히 떠오르질 않았던 모양. [2] 우리가 쓰고 있는 돈의 대부분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용됩니다. 자기 고유의 스타일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허투루 쓰는 비용을 줄일 수가 있겠죠. 남부럽지 않게. 남부끄럽지 않게. 지긋지긋할만치 지긋지긋한 일상. [3]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410 [고진석] 수학만점 프로세스 웅진윙스. 2015.05.06, 초판 1쇄. [1] 함수는 무엇보다도 그래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명심하렴! 저자가 말하는 ‘그래프’란 당연히 함수로 만든 순서쌍을 좌표평면 위의 나타낸 ‘함수의 그래프’. 현대 수학에서 함수의 정의가 어떻게 바뀌든, 변별에 목숨 거는 학교 수학에서만큼은 궁극의 진리. [2] 상용로그의 ‘상용’이란 말은 ‘일상적으로 쓴다’는 뜻이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진법이 10진법이기 때문에 로그 중 밑이 10인 것을 상용로그라 부르기로 약속한 거야. 영어로는 ‘common’ logarithm. 교육과정이 변덕스레 개정되면서,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가 학교 수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 당장은 잡스런 문제로 변별을 감행하는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내신에서 비중 있게..
005 [나피엠] PM의 변 러닝스페이스(비팬북스), 2010.04.30 초판 1쇄. [1] 병의 입장에서 SI 프로젝트에 참여한 PM의, 리얼한, 기록. 프로젝트 이익률을 고민하는 대목은, 참으로 눈물겹다. IT 업계는, 다른 나라의 사정까지 알 수야 없으나, ‘갑을’의 논리가 서슬 퍼런 이 땅에서는, 선배들이 첫 단추를 대차게 잘못 꿰는 바람에, 후배 세대들이 제대로 곤욕을 치르는 중. 조엘 스폴스키의 실감나는 비유처럼, 프로젝트 관리와 프로그래밍은 뇌 수술과 빵 굽기 만큼이나 서로 다른데, 이 땅의 대다수 PM들은 4차원 시공간의 뒤틀림에 휘말려 제빵 공장으로 순간 이동한 뇌 수술 전공의의 삶을 산다. 연공서열과 맨-먼쓰가 영롱히 어우러진 구조적 폐해. 개발 툴이나 프레임워크 같은 개발환경은 분명 꾸준히 나아지는 듯싶은데, S..
199 [조영선] 세상을 바꾸는 힘 궁리. 2015.1.26 초판 1쇄. [1] 유대인 하면 천재가 많고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만의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학벌 위주의 일본과 한국에서는 묘하게 유대인의 교육방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유대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았어요. 유대인을 선망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일입니다. 흥미로운 의견. 나 ‘하브루타’에 대한 찬사도 그렇고, 나 역시 분명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우물은 우물 밖에 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 [2] 국가폭력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떤 연쇄살인범도 사람 많이 죽여봐야 서른 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20세기에 국가권력이 개입해서 학살된 사람들 숫자를 추산할 때 1억 9천만 명 정도라고 이야기..
430 [실바나 푸시토] 화학이 정말 우리 세상을 바꿨다고? 찰리북. 2015.12.15 초판 1쇄. [1] (p.13) 인류 최초의 비누를 찾으려면 2,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페니키아 인들을 찾아야 해요. 지금의 레바논 일대를 살았던 민족. 정설은 기원전 1200년부터 900년 무렵, 최근의 발굴로 짐작하기에는 기원전 40세기까지 거슬러 오르는 문명. 비문학으로는 드물게 190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역사학자 테오도르 몸젠은 페니키아 인들을 두고 “문명의 씨앗을 뿌린 농부가 아니라, 낟알을 물어다 준 새”라 평했는데, 그런 식으로 주변에 문명을 흩뿌렸던 페니키아 인들은 상업에 뛰어나, 비누로 양털과 면을 빨아 지중해 항구에서 팔았다고 한다. 이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게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건, 생각하면 할수록 흥미로운 대목. [2] (p.15..
304 [박민영] 인문학, 세상을 읽다 인물과사상사. 2009.10.9 초판 1쇄. [1] 민주주의를 단순히 ‘다수의 선택에 의한 지배’로 규정한다면, 다수의 투표 끝에 마녀를 화형에 처하는 결정을 내린 중세의 마녀재판에 대해서도 ‘민주적’이라는 훈장을 주어야 할 것. 이안 맥클린의 한 대목. 해석과 정의의 혼동이 문제. 어떤 상황을 해석하는 그럴싸한 틀을 고안하고서는, 만들어진 틀에 상황을 끼워 맞추려 애쓰는 짓은, 아무래도 어리석다. [2] 역사를 기술한다는 것은 역사가가 자신의 지적 기호에 맞는 역사적 사실을 선별하고, 그 사실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은 역사가 ‘기억의 장치’만이 아니라 ‘망각의 장치’이기도 하다는 것을 뜻한다. 역사가에 의해 선택되지 않은 사실들은 잊히며, 선택된 사실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 의미가 강조..
410 [필버트 쇼그트] 천재와 광기 경문사. 2004.11.15 초판 1쇄. [1] 이나 과 분위기가 비슷한 수학 소설. 동네 도서관들은 ‘수학’의 결이 조금이라도 묻어 있으면 으레 KDC 410 쪽으로 분류하는데, 수학 쪽 서가에 어울리는 책은 아니다. 수학을 전공한 저자가 처음 쓴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에서 선보인 통찰은 곱씹을수록 참으로 대단했던 것. 각 직업에서의 영역 배타성이라는 점에 관해서 말하자면 - 쉽게 말해 ‘내 구역’ 의식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인데 - 소설가만큼 넓은 마음을 갖고 포용력을 보이는 인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소설이라는 장르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프로레슬링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012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정은문고. 2014.8.18 초판 1쇄. [1] 3월 9일. 날씨 쾌청. 한밤중에 공습이 있었다. 이튿날 새벽 4시경 편기관이 불탔다. 1945년 3월 10일 도쿄대공습. 저자는 이를 두고 “다양한 형태로 후세에 인용되는 차분하면서도 생생하게 묘사한 명문”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일본은 도쿄대공습이나 원폭 투하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인간들의 역사란, 아쉬울 것 없는 무리들이 제멋대로 재단해나가는, 그 어떤 것. [2] 다다미 넉 장 반짜리 방 한 칸 야드파운드법을 고수하는 나라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이 문장도 그런 범주의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7.425제곱미터짜리 방 한 칸”보다는 분명 ‘문학적’. [3] 수집가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