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75)
325 [신봉호] 판을 읽어라 국일미디어. 2016.6.1 초판 1쇄. [1] ‘미래의 왕은 짐마차를 타고 올 것이다’라는 신탁에 따라 프리기아의 왕이 된 고르디우스는, 왕이 되자 자신의 마차를 신에게 바쳤다. 그가 신전 기둥에 마차를 어찌나 단단하고 복잡하게 매어놓았는지 아무도 그 매듭을 풀지 못했다. 그래서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 전체의 왕이 되리라는 말이 퍼져나갔지만 오랜 세월 동안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원정 도중 프리기아를 지나가던 알렉산더 대왕은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자 신전에 찾아갔다. 알렉산더가 매듭을 푸는 대신 칼로 잘랐다는 이야기는 꽤나 유명하다. 그 앞의 이야기. 뜻밖에, 그 매듭이란 게 사람이 묶은 것이다. 아시아 전체의 왕이 된다는 이야기도 실상 신탁 따위가 아니라 그저 매듭이 하도 안..
883 [죠반니노 과레스끼] 돈 까밀로와 뽀 강 사람들 서교출판사. 2016.6.10 초판 1쇄. [1] 세상에 증오가 증오로써 달래지는 일은 없다. 증오는 오직 사랑으로만 누그러진다. 그랬으면 참 좋으련만,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게 되는… [2] 사건에 여자가 끼어들면 끝장이다. 여자의 남편, 형제, 남자친구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아들, 아버지까지 참지 못하고 폭발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여자가 정치적으로 위험 요소인 것이다. 반 세기 묵은 문장. 그새 세상이 많이 변했다. [3] 어릴 적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다. 나이 들어 펼쳐 보니, 가볍게 읽기에 적당한 정도.
982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2 북이십일 21세기북스. 2016.07.10 초판 1쇄. [1] 원제는 “The Road to Little Dribbling: More Notes From a Small Island”. 전작 “Notes from a Small Island: Journey Through Britain”을 “발칙한 영국산책”이라 번역했던 출판사는, 뾰족한 수를 못 찾고서, 볼품없는 숫자 2를 제목에 덧붙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2] (p.21) 아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세월은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게나. 브라이슨이 선택했던 낱말이 뭔지 모르겠으나, 좀 더 어울리는 낱말은 ‘켜켜이’. ‘차곡차곡’은 잘 마른 빨래나 땀 흘려 추수한 쌀가마를 단정히 쌓아올리는 듯한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나는 세월을 그리 애써 빼곡히 ..
606 [명로진] 도쿄 미술관 예술 산책 마로니에북스. 2013.2.23 초판 1쇄. [1] 지난해 여름, 이 책의 기획자는 ‘도쿄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창조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글쟁이인 나와 일러스트레이터인 이경국 화백을 엮어 책을 만들어 보자고 건의했다. 머릿속에서 여러 해 묵은 생각이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런 책에서 깊은 맛을 기대하기는 쉽잖다. 저자들이 공을 들인 흔적은 역력하지만, 문득문득 여행 가이드북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기사 애당초 머리나 식힐 겸 말랑말랑한 글을 찾아 펴 든 책이기는 하다. 도쿄국립박물관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박물관은 일생에 딱 두 번, 자신이 초등학생이었을 때와 초등학생인 자기 아이가 가자고 조를 때 간다’고 썼다. 마침 우리 집에도 초등학생이 한 분 ..
410 [강옥기] 수학 서핑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5.2.28 초판 1쇄. [1] (1)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3) 이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메타인지적 사고를 이끄는 질문들. 셋째 질문은 살짝 통속적이다. 앞의 두 질문은 시대를 흔들고 떠난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의 졸업식 축사를 통해 좀 더 인상적인 버전을 남겼다: 제가 17살일때, 나는 다음과 같은 인용구를 읽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인생에 확신을 가질 것입니다.” 그것은 참 감명깊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33년 동안 나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물어봅니다. “만약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던 일을 하겠는가?” [2] 몇 개의 ..
181 [데이비드 니븐] 나는 왜 똑같은 생각만 할까 부키. 2016.5.13 초판 1쇄. [1] (p.5) 똑같은 생각과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수없이 인용되는 아인슈타인의 멘션. 이 자명한 주장이 거듭 인용되는 현상은, 어쩌면, 변화가 어렵다는 강력한 방증. [2] (p.65) 우리는 문제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문제를 지적하면 쓸모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만약 문제가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인 것이다. 진정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단 옆으로 밀쳐둘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나아가 진정한 해답에 비춰 보면 처음에 드러났던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게, 이 책의 주장. (p.9)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대개 문제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문제를 ..
420 [하인리히 헴메] 친절한 아인슈타인 청어람주니어. 2010.11.25 초판 1쇄. [1] (p.151) 어떤 물건이 일정한 힘에 얼마나 빠르게 혹은 더디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은 바로 그 물건이 갖는 고유한 속성이야. 형태나 크기 등을 두고 속성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 물리학은 이런 속성을 ‘질량’이라고 부르고 kg으로 측정해. 한 물체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힘에 반응하는 속도는 느려져. 바꿔 말해서 그만큼 속도가 느리게 바뀌는 것이지. 뉴턴 이론에 따르면 하나의 물체는 거기에 물질이 더해지거나 빠지지 않는 한 언제나 같은 질량을 가져. 그 물체가 어디에 있든, 차갑든 뜨겁든,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든, 얼마나 빨리 움직이든 상관없이 질량은 언제나 같아. 그러니까 질량이란 물리학적으로 누가 측정해도 똑같은 절대적인 양이야. 상..
005 [더글라스 크락포드] 자바스크립트 핵심 가이드 한빛미디어. 2008.9.30 초판 1쇄. [1]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습니다. 언어의 좋은 점만을 사용하고 나쁜 점은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좀더 좋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요점은 어떻게 하면 나쁜 점을 피해서 좋은 결과를 얻느냐는 것입니다. 표준을 제정하는 위원회가 언어의 나쁜 점들을 제거하기는 어렵습니다. 위원회가 나쁜 점을 제거하게 되는 경우 기존에 그 나쁜 점을 사용하여 개발된 프로그램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보통 기존의 불완전함 위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힘이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추가한 기능들이 기존 기능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언어의 나쁜 점이 가중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