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75)
180 [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에코의서재. 2005.7.12 초판 1쇄. [1] 인지 부조화 이론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에 관여한 보상으로 사소한 것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믿음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본원적 희망은 자기합리화.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이 그렇듯 화자는 합리와 객관의 화신. 그러나 현실과는 거리가 머나니, 우리는 대개 모순과 불합리의 일상을 산다. [2] 우리는 전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정신적으로 행복할 기회를 가질 때마다 불행으로 인해 얻어지는 혜택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했다. 우리 인간은 고통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유구한 역사시대. 켜켜이 쌓인 실수와 실패를 보면서도 새로운 실수와 실패를 쌓아나가는 중. 인간이란 어쩌면 딱 그만큼.
410 [김도사] 혼자수학공부법 미다스북스. 2019.4.18 초판 1쇄. [1] (p.18) 여러분은 수학을 좋아하는가? 흔히 그렇듯 재치있는 답보다는 올바른 질문이 바른 길로 이끈다. 학교수학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바람직한 잣대는 호감like보다는 재미interesting. 수학이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든 정답을 맞히는 즐거움이든. [2] 이 학원 홍보 서적인가 싶더니, 저자는 한 술 더 뜬다. 300여 쪽 책에 담긴 메시지는 얄팍하고 얄팍하다. KDC 370을 두고서도 KDC 410으로 분류한 사서의 게으름도 한몫한 듯.
410 [고바야시 미치마사] 3일만에 읽는 수학의 원리 2003.08.16 초판 1쇄. 2009.10.15 초판 8쇄. [1] 계산을 빨리 한다거나, 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것보다 계산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왜 그런 답이 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학이란 자고로 속도를 다투지 않나니. [2] 초등학교에서 분모가 다른 분수의 합을 공부할 때, 분모를 반드시 최소공배수로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공배수를 구하는 것도 결코 쉽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은 큰 수일지라도 서로의 분모를 곱해서 공통분모를 만드는 것이 더 쉽다. 이 경우, 마지막에 약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된다. 쓸모의 수학과 변별의 수학의 분기점. 약분하지 않은 분수가 정답인지의 논쟁도 한편 부질없다. [..
410 [한석원] 티치미 수학의 힘 랜덤하우스중앙, 2005.09.01 초판 1쇄. [1] (p.11) 반드시 10초 만에!! 이 제한 조건이 문제였습니다. 이 제한 조건만 없다면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갑자기 평범하지 않은 문제로 둔갑해서 저를 곤경에 몰아넣었습니다. ‘10초’라는 제약은, 원리를 확실히 이해하면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간결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장치였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다투는 것은, 수학이 아니다. [2] (p.47) 가우스 기호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내림’을 생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구질구질 에두르고 있으나, ‘가우스 기호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내림입니다’라고 쓰는 쪽이, 당연히 낫다. [3] (p.85) 운동장에 있는 농구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농구..
404 [윤진] 아날로그 사이언스: 그냥 시작하는 과학 해나무. 2018.4.20 초판 1쇄 [1] (p.76)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에서는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근거 1: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달에 비치는 지구 그림자는 항상 둥글다. 근거2: 수평선을 넘어가는 배를 볼 때 먼저 선체가 보이지 않게 되고, 그 다음 돛이 사라진다. 아리스토텔레스. 기원전 384년 생, 기원전 322년 몰. 기원전 300년이면, 한반도 연표에서는 박혁거세나 주몽, 김수로 같은 여러 시조들이 아직 알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럴듯한 직관으로 썰을 풀어서 길고 긴 세월 동안 서양의 사고를 고착화시켰는데, 적잖은 헛소리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이미 월식이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비친 거라 단언했다는 점은 분명 놀랍다. 일식이나 ..
410 [이타바시 사토루] 수학선생님도 몰래 보는 분수 나눗셈 아르고나인. 2012.10.10 초판 1쇄. [1] 학교 수학은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계산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공식을 통째로 암기해서 정답을 맞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교수학과 수학의 갈림길. 혹은 변별과 학문의 갈림길. 지금 이 나라의 교육이란 대관절 무엇을, 왜, 가르치려 드는 것인지. [2] 16세기 무렵 유럽에서는 음수를 인식했지만 현실의 사물과 연결 지을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 수학자들 중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수학자도 몰랐던 것이니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으로 유명한 프랑스 대문호 스탕달도 ‘음수×음수=양수’가 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빚×빚이 어떻게 재산이 된단 말인가!’라고 자서전에 썼다고 한다. 16세기까지도 음수가 보편적이지 않았더..
304 [홍세화]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한겨레신문사. 2002.12.20 초판 1쇄. [1] 광주 학살 책임자 전두환과 노태우는 참회는커녕 반성의 뜻조차 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그들을 청와대에 불러들여 환하게 웃는 그들의 표정을 세상에 널리 보여주었다. 학살 책임자 전두환, 노태우를 불러들인 게 아니라 전직 대통령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다만 불의로 가득 찬 힘의 논리를 추인하는 행위로서 이른바 동서화해에 이바지하는 게 아니라 그릇된 힘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것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다. 불의로 가득 찬 힘의 논리를 추인하는 행위. 식민과 전쟁을 겪은 민족이니 평화를 절대가치로 삼을 만하다 판단했던 모양이나, 정작 바로 세울 것은 정의라는 생각은 왜 못했는지. 이런 생각에 딱히 대..
408 [진 벤딕] 과학의 문을 연 아르키메데스 실천문학. 2005.12.15 초판 1쇄 [1] (p.27) 여러분은 2천 년 전에는 배워야 할 것이 그리 많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여러분이 중학교 때까지 배운 지식만으로도 아르키메데스 시대의 가장 뛰어난 지성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알아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더 많이 아는 것일 뿐,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 사이의 천 년 동안은 지성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어쩌면 현대 역시 그 시절의 재현. 일상에서의 생각은 갈수록 줄어드는 듯. 에세이와 바칼로레아에 대한 관심도 잠시, 결국 변별의 교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언젠가, 반드시, 대단한 빚을 치를 수밖에. [2] (p.85) 아하! 이번에는 물이 덜..